[단독]이상득의원 부인 '1000만원 명품백 도둑' 몰릴뻔했다는데..
라커에 넣었다 신고로 나중에 '실수' 확인
[동아일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부인이 서울 강북의 한 특급호텔의 여성 전용 피트니스센터에서 다른 사람의 명품 핸드백을 자기 것으로 착각해 자신의 라커에 넣었다가 절도범으로 몰리는 소동이 벌어졌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피트니스센터 회원인 여성 A 씨(60)는 지난해 9월 "라커룸 의자에 올려놓은 내 핸드백을 누군가가 가져갔다"고 호텔 측에 신고했다. 당시 A 씨가 잃어버린 핸드백은 1000만 원 안팎의 루이뷔통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고 생각한 호텔 지배인은 즉시 관내 서울 중부경찰서로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이 도착하기도 전에 핸드백을 가져간 사람은 금방 확인됐다. 다름 아닌 이 피트니스센터 VIP 회원 중 한 명인 이 의원의 부인 최모 씨(71)였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라커룸에서는 최 씨가 먼저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뒤따라 들어온 A 씨가 최 씨 맞은편 라커에 자리를 잡고 가방을 라커룸 가운데에 놓여 있던 의자 위에 두고 잠시 자리를 비웠다. 마침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뒤를 돌아본 최 씨는 A 씨의 핸드백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해 자신의 라커에 넣었다. 당시 라커룸에 최 씨와 A 씨를 제외한 다른 회원은 없었다. 호텔 직원은 운동을 하던 최 씨를 라커룸으로 데려와 A 씨의 가방이 라커에 잘못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최 씨는 "내 핸드백과 모양 색깔 디자인이 똑같은 가방이 의자에 놓여 있기에 내 것인 줄 알고 캐비닛에 넣었다"며 "내 핸드백이 캐비닛 깊숙한 곳에 있어 안 보여 착각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A 씨에게 "미안하다. 내가 나이가 들어 실수했다"고 사과도 했다.
A 씨도 오해를 풀고 최 씨의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별도의 경찰 조사 없이 사건은 마무리됐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한 지구대 경찰관은 "라커룸이 여성 전용인 탓에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최 씨는 "이대로는 미안해서 못 넘어가겠다. 밥이라도 먹자"고 했고 며칠 뒤 이 호텔 중식당에서 A 씨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식사 도중 두 사람은 같은 고교 동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웃으며 넘어갔다고 한다. 최 씨와 A 씨는 사건 이후 최근까지도 이 센터에서 운동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0명 규모의 회원을 유지하고 있는 해당 클럽의 여성 회원권은 정가 6500만 원으로 시중에서는 7000만∼80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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