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약사·교사..뒤엉켜 '밥그릇 쟁탈전'

노성열기자 2011. 6. 2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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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益보다 職益.. 임기말 난맥에 양대선거 앞둔 포퓰리즘 편승

대통령 임기 말 정부의 총체적 난맥상에 편승한 '직역(職域)이기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내 밥그릇만 챙기겠다는 것으로 요약되는 직역이기주의는 대선과 총선 등 내년에 치러질 양대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과 결합하면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28일 "각 직역의 적절한 권리 주장은 합법적 절차와 통로를 통해 제도화해야 하지만, 국민의 진정한 요구를 도외시한 밥그릇 챙기기는 민주주의의 공동체 기반을 붕괴시키는 독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수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진보 단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올가을 정기국회에서 교사 지위 향상 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각각의 숙원사업인 수석교사제와 교장공모제를 '빅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학원업계는 학원비 공개와 영수증 발급을 골자로 한 학원법 개정안 통과 저지를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집중 로비를 벌이고 있다. 진학컨설팅비 청구와 교재대 인상 등에 질린 학부모들 대다수가 법 개정에 찬성하고 있지만 국회의원들은 학원계 로비에 밀려 차일파일 법안 처리를 미루는 상황이다.

오는 7월1일 중앙약사심의위를 앞두고 의사들과 약사들이 벌이는 싸움은 이전투구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약사회는 일반의약품 슈퍼 판매 저지를 위해, 의사들은 전문의약품의 일반의약품 전환 반대를 위해 각각 국회 로비에 매달리면서 사활을 건 승부를 벌이는 중이다. 의사단체들은 또 오는 10월부터 만성질환자, 노인들이 동네병원을 골라 갈 수 있도록 한 '선택의원제'를 놓고서도 내과·가정의학과 일부 진료과목 편중을 이유로 내세우면서 전면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방개혁은 강한 군대 육성과 합동성 강화 등의 취지와는 달리 육·해·공군의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하는 모습이다. 해·공군 예비역들은 육군 출신 합참의장 아래 해·공군이 일하는 모양이 된다며 국방개혁 법안이 국회에 상정된 가운데 일간지에 광고를 내며 반대투쟁에 앞장서고 있다.

이처럼 직역이기주의가 횡행하는 것과 관련, 문용린(교육학) 서울대 교수는 "민주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익"이라며 "각 직군이 힘으로 국회의원을 움직여 법을 만들거나 저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또 "여야 정치권도 직군들의 이해와 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어느 쪽이 더 공익에 부합하는지를 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성열·김충남·장석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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