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시간당 4320원' 노동자 삶 체험해보니

조지현 2011. 6. 2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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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시간당 4,320원. 좀 유명하다는 카페의 커피 한 잔 값 정도입니다. 커피 전문점이나 편의점에서 일하시는 분들, 또 청소나 경비 용역 등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분들이 4백만 명이나 됩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이틀 앞두고, 시간당 4,320원을 받는 노동자들의 삶을 조지현 기자가 들여다 봤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학을 찾아 청소부의 일상을 체험해보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아침 7시입니다.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청소를 시작하겠습니다.

청소부 아주머니는 평소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로 안내합니다.

[청소부만 다닐 수 있는 비상문이거든요. (학생들은 안 다니는 길인가요?) 예.]

정해진 구역에 도착한 뒤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 시작됩니다.

청소부 한 명이 두 개 층을 맡아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한 시간 넘게 걸립니다.

[(쓰레기가) 20배, 40배도 나오죠. 이거는 진짜 빙산의 일각이에요. 종강을 했잖아요.]

곧바로 이어진 화장실 청소.

저는 이 봉투를 그대로 빼서 버리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걸 손으로 다 꺼내는 거라고 합니다.

세면대와 변기를 닦고, 물 청소를 마치자 이번엔 계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화기에 거울까지 닦고 나서야 점심 시간이 찾아옵니다.

[돈도 조금 받는데 밥까지 사먹으면 남는 것도 없다고.]

[(식대) 5만 원씩 나오는 걸 걷어서 쌀 사가지고 밥을 해먹는 거야.]

식사 후 오후 1시부터 오전과 똑같은 과정이 반복됩니다.

이렇게 하루 8시간 넘게 일한 대가로 한 달에 받는 돈은 세후 80~90만 원.

커피 전문점이나 편의점, 주유소에서는 식사 시간도 없이 일하면서 시간당 최저임금 4,320원을 받습니다.

[20대 근로자 : 저희 청년들한테는 최저임금이 아니라 최고임금인 거죠. 시급이 오르길 간절히 원하죠.]

노동계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OECD 국가 중 16위에 불과하다며 인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계는 영세업체가 고용을 꺼리게 될 것이라며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황인철/한국경영자총협회 홍보본부장 : 단신 근로자들에게는 현재 최저임금이 충분치는 않겠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라는 게 저희들의 입장이고요.]

[권순하/전국여성노조 인천지부 법원분회장 : 그 사람들이 이 돈으로 살아보라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결코 이 돈이 많다고는 안 나올 겁니다.]

우리 나라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이들은 무려 4백만 명.

이들은 오는 29일 결정되는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누구보다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최혜영, VJ : 조귀순)

조지현 fortun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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