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취업 못한 靑年' 올들어 8만8000명.. 12년來 최대

김석기자 입력 2015. 7. 8. 12:01 수정 2015. 7. 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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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동기比 36% 급증 '카드 사태' 직후 육박경기 불황 지속된데다 최저임금도 부담 요인 노조 등 고용세습 논란

수출 부진과 내수 둔화 등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올해 들어 취업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채 실업자로 전락한 청년들이 12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특히 대학을 졸업한 뒤 기업 문턱을 넘어 본 적 없는 실업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학력 실업문제가 심각했다. 일부 대기업이 고용을 세습하는 현대판 '음서제'를 시행하는 것도 고용시장에 나온 청년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이하 5월까지 누계 평균) 청년층(15∼29세)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전년 동기(6만5000명) 대비 36.0%나 급증한 8만8000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카드 사태로 경기가 가라앉았던 지난 2003년(9만1000명) 이래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청년층 취업 무경험 실업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중·고교와 대학교(원) 등을 졸업한 젊은이들이 취업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청년층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2009년 4만 명에서 2010년 4만8000명으로 늘었지만 정부의 각종 청년 고용대책에 힘입어 이후 다소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경기 부진 영향으로 6만5000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는 수출 둔화가 지속되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내수까지 가라앉으면서 9만 명 가깝게 늘었다.

특히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취업 경험을 가져보지 못한 이들이 급증세다. 올해 대졸 이상 학력을 가진 이들 중 취업 무경험 실업자의 수는 전년 동기(3만3000명) 대비 68.1%나 폭등한 5만6000명이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나온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문제는 올해 경제가 나아질 기미가 없어 취업난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2015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4월 전망)에서 2.6%로 낮추면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지난해(53만 명)의 절반 수준인 28만 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4월에 전망했던 33만 명보다 5만 명 줄어든 것이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제조업 7월 인력사정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 대비 3포인트 오른 98을 기록했다. 인력이 과잉상태라고 느끼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대기업 3곳 중 1곳에서 이뤄지는 고용세습도 청년들의 일자리 찾기를 힘들게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조가 있는 매출액 상위 30개 대기업 중 조합원 자녀 등의 우선 채용 규정을 두고 있는 기업이 11개(36.7%)였다.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주력 산업의 고용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과도한 근로자 보호법으로 인식되는 최저임금제, 정규·비정규직 보호법 등을 노동시장 수급 원리에 맞춰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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