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통제에 그리스 은행 휘청..기능 마비되나

김슬기 2015. 7. 7. 16: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정부의 은행 영업중단 등 자본통제 조치가 적어도 이번 주말(10일)까지 연장될 수 있으며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오는 13일에야 영업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결국 그리스 은행이 채무불이행 상태까지 가지 않기 위해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긴급유동성지원(ELA)이 필요한 상황인데, 담보 인정비율을 낮춰 자금지원 조건을 아예 강화했다. 그리스 은행들의 기능이 마비되는 것도 시간문제인 셈이다.

◆ 그리스 자본통제 더 연장되나

로이터 통신은 6일(현지시간) 그리스의 4개 은행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그리스 정부의 은행 영업중단 등 자본통제 조치가 적어도 이번 주말(10일)까지 연장될 수 있으며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오는 13일에야 영업이 재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달 27일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채권단과의 협상안을 국민투표에 붙이겠다고 결정한 뒤 예금 대량인출(뱅크런) 사태가 발생하자 29일부터 6일까지 자본통제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은행 소식통들은 그리스 중앙은행이 시중은행들에 긴급유동성지원(ELA)을 해주지 않으면 은행들이 영업을 재개해도 2~3일만에 현금 고갈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전날 국민투표 이후 ECB에 890억유로 수준이었던 ELA를 상향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ECB의 답은 그리스가 원하는 정답지가 아니었다. 한도 증액을 거부했을 뿐 아니라 자금지원 조건을 강화했다.

ECB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ELA와 연계한 담보 헤어컷을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헤어컷은 가치가 하락한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유가증권의 가격을 현실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담보 헤어컷을 높이면 추가로 담보를 제공할 능력이 제한된 그리스 은행들이 받을 수 있는 자금지원 규모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

◆ 그리스 은행, 디폴트 우려 증가

자료제공=국제금융센터

현재 그리스 은행권은 주요 4대 은행이 전체자산의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2월 그리스 중앙은행의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 시행 후 중소 은행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4개 은행으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결국 4대은행이 무너지면 그리스 은행 자체가 마비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요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담보에 적용되는 헤어컷 비율이 얼마나 상향조정될지 주목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현재 4개 그리스 은행들이 보유한 ELA 적격 추가담보 규모는 헤어컷을 감안했을 때 270억유로 정도로 예금잔액의 21% 수준이다. 그리스 은행권에서 5월 40억유로, 6월 90억유로의 예금인출이 발생한 속도를 봤을 때 예금인출 제한이 풀리면 5주만에 그리스 은행권이 보유한 담보가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스는 현재 48% 정도로 추정되는 ELA 담보에 적용되는 헤어컷 비율이 60%로 상향조정되면 그리스 은행들이 보유한 잔여담보가 즉시 고갈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예금자 손실부담 가능성도 높아진다. JP모건은 "ELA의 헤어컷 상승이 있을 경우 상당폭의 예금자 헤어컷 적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3년 키프러스 헤어컷 당시 10만유로 이상의 고액 예금에 선별적으로 헤어컷을 적용할 수 있었으나 그리스는 10만 유로 미만의 소액예금 비중이 75% 이상이므로 소액예금에도 헤어컷을 적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JP모건은 전했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