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는 그렉시트 '찬성은' 총리 사퇴..그리스 위기 시계제로

이용성 기자 입력 2015. 7. 5. 12:23 수정 2015. 7. 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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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운명을 가를 국민투표가 우리 시각으로 5일 오후 1시부터 6일 새벽 1시까지 실시된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번 국민투표가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잔류냐 탈퇴냐가 아니라 국제채권단의 가혹한 긴축을 더 감내할 지를 묻는 기회라며 투표에서 구제금융안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반대로 결정될 경우 향후 협상에서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다.

문제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지도자들이 반대표가 더 많을 경우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아있기 위해 필요한 개혁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 경우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그렉시트)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바실리스 모나스디리오티스(Vassilis Monastiriotis) 런던정경대(LSE) 정치경제학과 교수는 관련 인터뷰에서 "반대표가 더 많을 경우 그리스와 채권단이 새로운 협상에 돌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도록 지원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그리스가 추가 구제금융을 받지 못하게 되면 수 주 이내로 공무원의 임금과 연금에 대한 차용증서(IOU)를 써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영업을 중단그리스 은행들이 7일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정상적인 영업을 위한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은행연합회는 앞서 3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투표 다음날인) 6일까지는 은행 유동성에 문제가 없겠지만 그 이후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

유동성 문제로 임금과 연금 지불에 문제가 생기면 그리스로서는 자체 화폐인 드라크마화를 다시 발행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드라크마화의 가치가 유로화 보다 훨씬 낮을 것이기 때문에 수입에 따르는 비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6년 째 불황을 겪고 있는 그리스 경제는 더욱 피폐해질 것으로 보인다. EU 내부에서는 이미 만일에 사태에 대비한 의료지원 등 그리스에 대한 인도주의 차원에서의 구호 활동의 범위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투표 결과 찬성 의견이 우세할 경우 당장 눈 앞의 위기는 벗어날 수 있겠지만 그리스 정부와 국민 모두에게 험난한 앞길이 예상된다.

치프라스는 총리는 이 경우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따라서 우선 새 총리 선출을 비롯해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달 TV 인터뷰에서 구제금융안 수용이 그리스 국민의 선택이라면, 우리(시리자 정부)는 그것을 존중할 것이다. 다만 그 제안에 함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찬성 득표가 우세할 경우 사퇴할 것을 암시했다.

또한 지난 한 주간 금융위기로 인한 손실까지 더해지면서 그리스는 강도 높은 세금 인상과 공공지출 절감 등 이전 협상에서 제안된 내용 보다 훨씬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찬성 득표가 우세할 경우 새로운 구제 협상까지 수 주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CB가 긴급 자금 수혈을 실시할 경우 그리스 은행들은 정상적인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겠지만, ECB 입장에서는 협상 타결에 대한 확신 없이 섣불리 지원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투표 결과의 윤곽은 우리 시간으로 6일 새벽 3시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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