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배송 '택배판 우버' 되나

이새봄 2015. 7. 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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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택시, 룰위반에 결국 韓시장 퇴출..상생 구조 만들어야
'자가용 화물차(흰색 번호판) 유상 반품'으로 쿠팡의 로켓배송이 또다시 위법 논란에 휩싸이면서 '룰 위반'으로 결국 한국 시장에서 퇴출된 우버택시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한국에 진출했다가 쓴맛을 본 택시 앱 '우버'도 자가용을 통해 운전하는 운전기사와 승객을 연결하는 서비스로 한때 '새로운 공유경제의 모델'이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택시업계의 반발과 불법 논란에 시달리다 결국 서비스를 접었다. 우버택시를 활용해본 고객들 사이에서 '승차 거부'나 '웃돈 요구' 등 불만은 현저히 줄었지만, 기존 법 체계를 뛰어넘었다는 게 결국 발목을 잡았다. 결국 소비자 편익이 아무리 늘어난다 해도 공정한 경쟁의 룰을 깨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쿠팡 측은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기존 화물배송 시스템으로는 쿠팡이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선 기존 배송 시스템을 통해 서비스 개선을 이뤄낸 사례도 많다.

홈쇼핑업체 CJ오쇼핑의 당일 배송 서비스인 '신데렐라 서비스가'대표적이다. 배송 경쟁에서는 후발주자인 CJ오쇼핑은 자가용 운송 차량을 도입하지 않는 대신 기존 택배사와 협업을 통해 전국 당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일 배송 서비스엔 종전 물류시스템과 인력을 그대로 활용하기 어려워, 계약한 택배사에 150명 규모 전담팀을 꾸렸다. CJ오쇼핑은 의류 액세서리 건강식품 이미용 상품 등 당일 배송 제품을 미리 선별해 방송 전날 경기도 군포 소재 CJ오쇼핑 전용 물류센터에 물건을 옮겨 놓는다. 오전 9시 30분 이전 방송을 통해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전담 인력이 물품을 분류한 뒤 영업용 화물차(노란색 번호판)를 이용해 그날 저녁까지 가가호호 배송해준다.

CJ오쇼핑 측은 "당일 배송 서비스는 개당 40% 정도 배송비가 추가로 발생한다"며 "인건비까지 감안하면 연간 7억원 안팎 비용이 더 들지만 반품률 감소나 주문 증가 등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GS샵 등 다른 홈쇼핑 업체들도 협력 택배사에 전담 배송 인력을 두고 일부 지역 당일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택배사와 계약을 맺어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배송요원 1인당 하루 배송건수를 일반 택배보다 20~30% 줄였더니 고객들 만족도가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쿠팡이 서비스 개선을 명분으로 위법 논란이 일고 있는 자가용 배송을 고집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택시 앱 우버가 떠난 자리에 다음카카오가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택시가 석 달 새 이용객 300만명을 끌어모으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시사점이 크다는 지적이다. 승객들이 스마트폰 앱으로 행선지를 알려주면 기사와 연계해주는 서비스는 우버택시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일반 자가용 기사와 승객을 연계한 우버와 달리 카카오택시는 택시업계와의 협력·상생모델을 통해 소비자와 업계가 모두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게 큰 차이점이다.

한 유통업계 대표는 "손정의 회장의 일본 소프트뱅크 등 외자를 대거 유치한 쿠팡이 해마다 수백억 원 이상의 적자를 감수하면서 무료 배송 등 파격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며 "하지만 자칫 과당경쟁으로 치달을 경우 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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