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버스사고 피해 가족들, 사고대책본부 늑장대응에 '분통'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여기가 대한민국 맞습니까. 사고 난 지 7시간이 지났는데도 사고대책본부로부터 전화 한 통 받지 못했습니다."
중국 지린성 지안시에서 발생한 지방공무원의 버스 추락사고 수습대책본부가 차려진 전북 완주군 지방행정연수원 1층의 가족대기실에서는 소식을 접하고 달려온 일부 가족들이 대책본부의 늑장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다.
완주에 있는 지방행정연수원은 이번에 사고를 당한 지방공무원들에 대한 교육연수를 담당한 주도기관으로, 사고 발생직후 사고수습대책본부가 설치됐다.
가족대기실에는 사고 소식이 늦게 전해진 탓인지 이날 저녁 10시 현재 2명의 연수 공무원 가족 10여명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고대책본부 관계자가 가족들을 상대로 현재까지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사고 개요를 설명하자 가족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울먹였다.
한 가족은 "아직 (사망 소식을) 믿지 않는다"면서도 의자에 털석 주저앉아 오열했다. 일부는 슬픔을 억누르며 설명을 귀담아 들었다.
이 가족은 "사고대책본부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고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는데…중국 총영사를 어떻게 믿느냐"며 "우리가 자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중국에 있는 친척들에게 연락해 수소문하고 있다"며 대책본부에 발 빠른 대응을 주문했다.
다른 가족도 "수십명으로 꾸려진 대책본부에서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 사고 소식을 왜 다른 곳에서 들어야 하느냐"고 따진 뒤 "(사고 관련 내용을) 감추지 말고 모두 다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내일 아침 행정연수원장이 중국 현지로 가면 사고 수습 등이 빨라질 것"이라며 "현재 대책회의를 하는 만큼 종합적인 대응책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저녁 8시30분 부터 2시간 넘게 비공개 회의를 갖고 사고수습 대책을 논의했다.
대책본부는 일단 외교부에 설치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와 긴밀하게 접촉을 갖고 사망자 및 부상자 신원 파악에 나서는 한편 중국 현지에 있는 여행사와도 연락을 취하며 사상자 신원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또 사망 또는 부상을 당한 공무원의 해당 지방자치단체와도 연락을 취하며 향후 대책을 논의중이다.
대책본부는 1일 밤부터 2일 오전 사이에 피해자 가족들이 도착할 것으로 보고 연수원의 기숙사를 가족들에게 숙소로 제공키로 했다.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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