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 들인 부산 녹산 하수 방류관, 부실설계로 누수

입력 2015. 6. 30. 20:06 수정 2015. 6. 30. 20: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수시설 안 갖춰 수압 때문에 찌그러지고 찢어져" "기술적인 문제로 교체 등 근본적인 복구도 어려워"

"배수시설 안 갖춰 수압 때문에 찌그러지고 찢어져"

"기술적인 문제로 교체 등 근본적인 복구도 어려워"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무려 1천억원을 들여 만든 부산시 강서구 녹산하수처리장 방류관에서 물이 샌 이유는 부실한 설계와 장기간 방치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방류관과 이를 보호하는 터널 사이에 배수 시설을 갖추지 않아 스며든 물의 압력 때문에 관이 찌그러지고 찢어졌다고 대한토목학회는 30일 밝혔다.

녹산공단 입주와 주변 시설 공사가 지연돼 4년간 방류관을 빈 상태로 방치했던 것도 원인으로 지적했다.

녹산하수처리장 방류관은 부산 강서구 녹산·명지·신호공업단지와 부산신항에서 나오는 하수를 처리해 하루 최대 16만t을 외해(가덕도 공유수면)로 보내는 전체길이 10.3㎞ 시설이다.

전체 공사는 1997년 11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진행됐고, 모두 1천억원이 투입됐다.

누수는 2002년 12월 공사가 끝난 녹산공단∼눌차도 1.6㎞ 구간(지하 40m)에서 발생했다.

이 가운데 녹산공단에서 500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방류관 242m가 심하게 찌그러지는 등 변형이 일어났다.

특히 두 곳은 강관의 지름이 1.6m에서 최대 24.3㎝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중 1곳에서는 폭 5㎝, 길이 1.5m에 달하는 구멍이 생겼다.

이 때문에 2006년 12월 본격 방류가 시작되자마자 누수가 일어난 것으로 대한토목학회는 분석했다.

대한토목학회는 방류관과 터널 사이에 배수 시설을 갖추지 않는 바람에 스며든 물이 압력을 가해 방류관에 변형이 생긴 것으로 결론지었다.

1999년 설계 당시 설계사 측은 방류관을 보호하는 터널의 하루 최대 허용 누수량을 7.5t으로 예측했다.

허용 누수량을 기준으로 매일 물이 새면 450일 만에 터널 내부가 완전히 잠긴다.

그러나 배수 시설은 설계에서 빠졌다. 당시 설계기준에는 검토사항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한토목학회는 이 때문에 터널 안에 스며든 물이 방류관을 고정하려고 둘러싼 에어모르타르(공기를 머금어 비교적 가벼운 시멘트)의 빈 공간을 채우는 바람에 높아진 하중이 방류관을 눌러 변형을 일으켰다고 진단했다.

대한토목학회는 또 당시 방류관은 녹산공단 입주 지연 등으로 4년간 빈 상태로 방치되는 바람에 안에 물이 없어 외압에 취약했다고 지적했다.

녹산하수처리장 방류관의 누수 의혹은 2007년부터 지역 어민들에 의해 제기됐다.

의혹을 부인하던 부산시와 부산환경공단의 본격 조사는 지난해 초 누수량이 증가하면서 민원이 잇따르면서 시작됐다.

부산환경공단은 이를 위해 임시로 하수 방류 지점을 외해에서 연근해로 옮기는 바람에 인근 양식장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부산환경공단은 또 지난달 25일 방류관 구멍을 용접으로 메우는 임시복구 작업을 한 뒤 외해 방류를 재개했다.

그러나 대한토목학회는 찌그러진 방류관을 그대로 사용하려면 하수 펌프의 가동을 목표치의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토목학회는 또 문제가 된 방류관을 교체하려고 해도 터널 안에 가득 찬 물을 빼내는 데 기술적인 어려움이 없다고 밝혀 근본적인 복구에 난항을 예고했다.

ready@yna.co.kr

실종된 경기도의원 나흘만에 숨진 채 발견
고양이 구하려다…삼성서울병원 직원 9m 아래로 추락
"왜 요금을 던지냐"…시비끝에 운전사 찌른 女승객
'자살시도 루머' 이시영 측 "사실무근…최초유포자 고발"
정청래, '자숙' 50일만에 朴대통령 비판으로 SNS 재개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