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타이 리, 美 자수성가형 여성 부자 14위에

송옥진 입력 2015. 5. 29. 20:38 수정 2015. 5. 29.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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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홍 前 경제기획원 차관보 딸

포브스, SW 기업 경영 집중 조명

소프트웨어 기업 'SHI'(Software House International)의 최고경영자(CEO) 한국계 타이 리(56)가 28일 포브스가 선정한 '2015 자수성가형 여성 부자' 50인에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에 따르면 비상장회사인 SHI의 시장가치는 보수적으로 평가해도 18억달러(약 2조원)로, 미국에서 여성이 소유한 기업으로는 최대다. SHI 지분 60%를 가진 타이 리의 재산은 11억달러로 자수성가형 여성 부자 50인 중 14번째를 차지했다.

포브스는 이번 호에서 특히 부자순위 14위인 타이 리를 집중 조명했는데, SHI가 성장하는데 타이 리의 경영 방식이 큰 역할을 했다고 봤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타이 리는 25년 전 직원 5명인 쓰러져 가는 회사를 100만달러(약 11억원)도 안 되게 인수해 지난해 기준 매출 60억달러(6조6,330억원), 직원 3,000명, 거래처 1만7,500개의 대규모 회사로 키웠다. 타이 리는 경영자와 직원 간 차별을 두지 않고 모든 직원을 존중한다. 회사에서 가치를 인정 받는 직원이 고객에게도 최선을 다한다는 신념에서다. 또 자신은 기사 없이 직접 차를 운전해 출근하며 뉴저지주 소머셋에 있는 본사 주차장에도 CEO용 주차 공간이 따로 없을 정도로 특권 의식을 갖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포브스가 취재에 나서자 자기 이름을 빼라고 직원에게 신신당부했을 정도로 주목도 싫어한다. SHI의 고객 유지 비율은 99%에 이른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가 있으면 오랜 거래관계도 즉시 청산하는 IT업계의 풍토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수치이다. SHI는 지난해 매출이 15% 증가했고 2019년에는 지난해 매출보다 67% 늘어난 100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타이 리는 태국 방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대부분을 한국에서 보냈으며 언니와 함께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 왔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MBA 학비를 벌기 위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일하기도 했다. 그의 선친은 제1차 경제개발계획 수립을 주도하는 등 한국의 근대화를 이끈 고 이기홍 전 경제기획원 차관보다. 한국인 첫 유엔 직원이었던 선친은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자 한국으로 건너가 경제개발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 한국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구단주 이장석 씨가 그의 동생이다.

한편 의류유통업체 '포에버21'의 장진숙씨도 포브스의 자수성가형 여성 부자 50인 중 4위(31억달러)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혈액테스트업체인 테라노스의 CEO 엘리자베스 홈스(45억달러)가 차지했으며, 다이엔 헨드릭스(ABC 서플라이)와 도리스 피셔(갭)가 뒤를 이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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