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내 탓 아니다" 리먼 전 CEO '황당 강연'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전 세계를 금융위기에 몰아넣은 리먼브러더스 파산의 주인공인 리처드 펄드 당시 최고경영자(CEO)가 금융위기는 리먼브러더스 탓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마구잡이식 대출과 파생상품 발행에 대한 반성은커녕 오히려 정부와 집주인들에게 금융위기의 책임을 떠넘기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금융위기 이후 그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4월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를 제외하면 7년 만에 처음이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펄드 전 CEO는 2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강연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는 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퍼펙트스톰 때문이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때문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금융위기는 주택담보인정비율을 더 낮추도록 한 정부 당국자와 마치 집을 현금인출기로 생각한 집주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부실대출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에 대한 그간의 질타도 묵살했다. 그는 "리먼브러더스의 리스크 관리가 어떠했는지에 대해 지금까지 들었던 얘기와 상관없이 우리는 2만7,000명의 리스크 관리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2008년 당시 저소득자들에게까지 무차별로 대출을 확대한 리먼브러더스는 대출자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서 그해 9월15일 결국 파산했다. 파산보호 신청 자산은 미국 기업 사상 최대 규모로 무려 6,390억달러(약 706조4,145억원)에 달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다른 금융사들도 줄도산을 맞았고 순식간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대 혼란을 겪게 됐다.
이날 펄드 전 CEO가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변명만 늘어놓자 일부 참석자들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며 자리를 뜨기도 했다고 CNBC는 전했다.
한편 펄드는 지난해 금융자문회사 '매트릭스'를 통해 부동산거래 중개회사 설립을 신고한 뒤 올 4월 '매트릭스 부동산거래중개회사'를 만들어 활동을 재개했다.
최용순기자 seny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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