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가짜백수오 대책' 무더기 발표..실행은 의문

김명룡 기자 2015. 5. 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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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 제조자 책임 강화로 업체 부담 불가피..사후 검사강화로 식약처도 부담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건강기능식품 제조자 책임 강화로 업체 부담 불가피…사후 검사강화로 식약처도 부담]

'가짜 백수오' 사태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안전관리 개선' 대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대다수가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 업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어서 부담이 고스란히 업체로 전가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26일 백수오 제품 전수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건강기능식품 안전관리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건강기능식품 제조 단계에서 원료가 제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안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육안으로 구별이 어려운 원재료의 경우 진위판별 기준과 시험법을 마련하고 제조자의 자가품질검사를 의무화 했다. 검사 결과 부적합이 발생할 경우 식약처에 보고하도록 했으며, 이를 어길 경우 영업정지 1개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신규 제조업자는 영업허가를 받을 때 우수제조기준(GMP)을 적용하고, 기존 제조업자도 단계적으로 GMP 적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고의적으로 불법 원료를 사용할 경우 처벌 규정을 '제조정지 2개월'에서 판매금액 환수 및 영업정지 2개월로 강화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업체에게 품질 관리의 1차적인 책무가 있다"며 "이를 성실히 수행하라는 의미로 처벌규정을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식약처가 모든 부담을 기업에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했다. 건강기능식품 회사 관계자는 "식약처가 규제를 지나치게 강화해 정상 기업들까지 큰 부담을 떠안게 생겼다"며 "자가품질검사 제도가 의무화되더라도 식약처가 이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가품질검사가 의무화되면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에게는 막대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아울러 내년 5월부터 기능성 원료나 성분으로 인정받았더라도 재평가를 거쳐 안전성과 기능성을 추가 입증하도록 할 계획이다. 재평가 대상 원료는 200여개가 넘는다. 기능성 원료로 재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을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 역시 업체에게는 부담이다.

식약처는 제품 유통단계에서도 다양한 관리 대책을 내놓았다.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과 관련한 고의적·악의적 행위에 대한 범정부 합동 기획 감시를 현재 연 4회(400건)에서 2017년 연 6회(600건)로 확대할 계획이다.

제조업체는 연 1회 이상 지도·점검을 받게 되며 수입·판매 업체는 과거 2년간 위반 상황이 있는 1400개소를 특별 관리할 계획이다. 또 신고 품목 중 실제 생산되는 모든 품목 5500개를 전수검사하기로 했다. 전수 조사는 6개 식약처 지방청에서 담당하는데 1개 지방청당 800~1000개 품목을 검사하는 만큼 적잖은 부담이 예상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시기를 나눠 관리를 하면 현재 인력으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식약처가 국민 비난을 우려해 내놓은 이 같은 방안이 제대로 실행될지 의문을 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 말고도 의약품이나 식품 등에 대한 관리감독도 해야 하는 기관"이라며 " 현 수준의 인력과 예산으로 이번 대책을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명룡 기자 drag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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