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부천 세 자매 사건' 한국, 빈곤 선진국으로 가는 중?

2015. 5. 2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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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어제 경기도 부천의 세 자매가 사는 게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경찰 수사를 지켜봐야겠지만 당장에는 생활고를 비관한 것이 아니냐, 하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보도가 전해지자마자 지난해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송파 세 모녀 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최근 생활고를 비관한 일가족 동반 자살, 동반 죽음이 이어지면서 가난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로 심각하게 대두되는 상황입니다.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과 자세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국장님 나와 계시지요?

▶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어제 부천에 한 아파트에서 자매 세 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하던데. 경찰은 남긴 유서 내용으로 봐서 생활고를 비관한 것이 아니냐 이렇게 추정을 하고 있던데요. 국장님은 어떻게 보세요?

▶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조금 더 수사를 지켜봐야 하겠는데요. 어쨌든 자매 세 분이 최근에 동시에 실직을 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빈곤이라는 상황이 어떤 한 가지 상황만으로 규정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이고. 반복적인 실업이라든지 반실업 상태 그리고 앞으로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희망이 없는 상태가 지속이 되다 보면 아무래도 절망을 하실 수밖에 없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고. 당장 어떤 빈곤 상황이 생활고라든지 이렇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이런 것들이 결국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일단 경찰 수사를 좀 더 지켜봐야 하긴 하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로 보면 유치원 보육교사로도 간호 조무사로도 일하다가 몇 달 동안 실직 상태였다는 거죠. 그 상황에 처하지 않으면 잘 모를 일이지만 그래도 젊은 나이잖아요. 꽃다운 나이 29살 31살 33살. 자살을 할 극단적인 선택을 할 그런 이유가 될 수 있을까요?

▶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그러게요. 말씀하신대로 어떻게 이렇다 아니다 라고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겠지만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사회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것들 중에 하나가 노동시장이 굉장히 양분화 되어 있는 문제라든지 청년들의 비정규직 고용이 너무 심각한 상황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사회현상이라는 게 사회현상으로 절대 끝나는 게 아니라 개인들의 삶 속으로 파고들어서 그 중에서도 굉장히 약한 사람들의 죽음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 한국사회의 현실인 것 같은데요. 그 세 자매의 사건 역시도 그렇게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또 청년 세대 빈곤 문제도 노인 못지않게 심각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빈곤사회연대에서는 어떻게 파악하고 계세요?

▶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지금 노인 세대의 빈곤율이 50%에 육박한다는 워낙 많이 이야기를 하니까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청년 세대 같은 경우에도 빈곤상황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굉장히 위험한 이유는 이 빈곤 상황이 이후에 장년층의 빈곤이라든지 아니면 노인 빈곤으로 장기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금 노인 빈곤 50%도 큰 문제이긴 하지만 준 노인이라고 할 수 있는 장년층의 빈곤율 역시 갈수록 심각한 상황이고 특히 고독사 같은 사회문제 역시도 노인문제로 많이 이야기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50대 남성에게 가장 많이 일어나고 있는 일이거든요. 그리고 청년 세대 같은 경우에도 실업률이 10% 된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또 고용률을 보면 50%에 미달할 정도로 굉장히 낮은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 굉장히 이후에도 염려가 많이 되는 사회문제라고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청년 세대 빈곤 그 어려움이 계속 이어진다는 거죠. 나이를 들어서도. 그렇다면 그게 가난을 탈출할 수 있는 탈출구가 없다는 얘기도 되겠네요?

▶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네. 그래서 사다리가 없는 사회다, 이런 이야기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죠. 저소득층이었다가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으로 계층이동을 한 사람들의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도 하고요. 또 빈곤율이 늘어나고 있기도 하고 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노동시장 양분화가 청년세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될 텐데요. 한번 비정규직으로 취직을 한다든지 저임금으로 취직을 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그런 일자리를 이어가게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정규직으로 시작한 사람들은 정규직으로 계속 남게 되는 노동시장이 양쪽으로 갈라진 상황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비정규직이라든지 저임금, 그러니까 중소기업이라든지 아니면 생산직에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임금 수준이 높아지고 실제로 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을 보장받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가장 과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결국은 무엇보다 일자리 문제가 가장 심각하네요. 이 문제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 것 같은데요. 얼마 전 통계청 통계 자료를 보니까 20~30대 청년 중에서 취업 경험이 전혀 없는, 전혀 취업 경험이 없는 실업자가 9만 5천 명이나 된다고 하잖아요.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지금 취업 경험이 굉장히 닫혀있다는 게 청년세대에게는 큰 문제일 것 같은데요. 청년 같은 경우 그런 이야기 많이 합니다. 인턴만 뽑고 취직하려고 하면 경력직만 뽑고 있는데 그럼 도대체 신규 취업을 어떻게 하란 얘기냐,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 있죠. 일자리를 늘리는 건 역시도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2006년도에 비정규직 보호 법안이라는 이름으로 2년 동안만 계약을 하고 자를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만들어 졌었죠. 이런 것들이 비정규직을 사회적으로 많이 양산하고 천만 명이 넘는 비정규직을 있게 한 주요 원인이라고 봅니다.

최근에는 또 다시 노동시장 구조조정 개혁해야 한다, 이런 이름으로 4년 동안 이제는 비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계속 논의가 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이렇게 비정규직으로 계속 사용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사회적으로 용인을 하다 보면 신규 일자리라든지 좋은 일자리라든지 이런 것들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정부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을 텐데요. 한 가지는 정부 스스로 일자리를 늘리는 방법을 선택을 해야 할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창출된 일자리가 양질의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기업들을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을 동시에 함께 해나가지 않는다면 일자리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이렇게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아마 이번 부천 세 자매의 사건 소식을 들으면서 지난번 송파 세 모녀 사건을 떠올리는 분들도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그때는 복지 제도의 문제가 지적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국회에서 세 모녀법이 통과된 바도 있는데 어떻습니까? 이번에도 제도적인 문제를 지적할 것도 있을까요?

▶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세 모녀법은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및 긴급복지지원법 개정안 등이 세 가지가 통과가 된 것인데요. 사실 세 모녀법이 통과가 됐지만 세 모녀가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여전히 없습니다. 다소 기만적인 내용으로 통과가 됐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번 세 자매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이런 법안을 통해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이런 법안의 주요한 문제점이라고 한다면 빈곤이 굉장히 심각한 상황에서 최종적인 빈곤에 처한 사람들에게 제도가 굉장히 늦장 대처를 한다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까다롭게 그 대상을 선정하고 선정된 대상들 역시 받을 수 있는 복지가 굉장히 적다 라는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빈곤율이 7에서 8%가 넘는 상황에서도 기초생활 수급자 숫자는 3%도 채 미달하는 2.6% 정도에 불과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세 모녀법에서 저희가 핵심적으로 우려되는 문제들은 세 모녀법 통과와는 별도로 기초생활 수급자 중 근로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일자리 대책이 굉장히 판정 문제부터 보수적으로 변해가는 상황들이 있는데요. 근로 능력이 있는 수급자는 일을 통해서 자활사업에 참여한다든지 이런 것들을 통해서 근로 활등을 조건으로 수급을 받게 하는 조건부 수급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최근에 이것을 일자리에 참여하는 조건을 훨씬 더 까다롭게 만들고 일자리에 참여하지 않으면 수급권을 박탈한다든지 수급비를 삭감하는 제재 조치들을 훨씬 더 포괄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강화되고 있는데 문제는 그럼 일자리를 제공을 하면서 이런 조건부 수급을 하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고 이 일자리마저 정부에서 이를테면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는 거죠.

시장으로 취업하라고 푸쉬를 하는데 시장에는 일자리가 없는 상황. 이런 것들이 빈곤층에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에 먼저 손을 걷어 부치지 않으면 빈곤층에 빠져있는 당사자뿐 아니라 미래 세대를 걱정해야 하는 청년들에게도 빈곤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 말씀을 듣다 보니까 요즘 말로 기승전 이런 말 하는데 기승전 일자리네요. 결국 일자리가 모든 문제의 키가 될 것이다, 라는 말씀이시네요. 정부가 그런 면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마련에 더 힘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빈곤사회연대의 김윤영 사무국장과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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