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등등 IS, 이라크 심장 노리고 동진

유태영 기자 입력 2015. 5. 22. 19:41 수정 2015. 5. 23.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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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디 이어 후사이바 지역 공략바그다드서 90km 밖에 안떨어져이라크·시리아 국경도 모두 장악오바마 "전술적 차질.. 진건 아냐"제한적 지상전 비판 목소리 고조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의 전략 요충지 라마디에 이어 시리아의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까지 점령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IS가 이라크와 시리아를 잇는 국경까지 모두 장악하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향한 동진(東進)에 착수하면서 미국의 대IS 전략에 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이라크 안바르주 주도 라마디를 접수한 IS는 21일(현지시간) 바그다드까지 넘보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IS는 라마디에서 동쪽으로 10㎞ 떨어진 후사이바 지역에서 이라크 군경과 교전을 벌여 승리했다. 후사이바 지역은 이라크 군경이 IS의 바그다드행을 막는 1차 방어선을 형성한 곳으로, 바그다드까지 거리는 90㎞에 불과하다.

IS는 또 이날 이라크와 시리아를 잇는 마지막 국경까지 무너뜨렸다. 알탄프라고 불리는 이 국경은 전날 IS 손에 넘어간 팔미라에서 240㎞ 떨어져 있다. IS가 시리아-이라크 국경을 모두 손에 넣으면서 무기·병력 이동이 훨씬 더 수월해졌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IS가 민간인 등 17명을 즉결처형하는 등 세 과시에 나서면서 미처 피란하지 못한 팔미라 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팔미라 주민 20만명 중 3분의 1가량이 20, 21일 피란길에 나섰으나 시리아 정부군이 주민들을 남겨둔 채 발전소를 파괴해 전기까지 끊고 먼저 퇴각했다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라비나 샴다사니 대변인이 BBC방송에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팔미라 고대유적이 IS에 훼손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IS는 고대 파르티아 제국의 요새도시인 하트라 유적 등을 "이슬람 가치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파괴한 바 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이렇게 엄청난 인류 역사의 자취는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며 "자금 마련을 위한 IS의 유물 밀거래를 막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IS 격퇴 전황이 불리하지만 실패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시사종합지 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 라마디 함락과 관련해 "전술적 차질이 빚어진 것은 맞지만 IS에 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이후 이라크에 2200차례, 시리아에 1400차례 공습을 퍼붓고도 IS를 격퇴하지 못하면서 공습 위주의 전략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22일 CNN에 출연한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 발언에 대해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매케인 의원은 이어 "공습 위주 격퇴전은 비효율적"이라며 "미국은 약 1만명의 지상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지상 군사력이 현지 병력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IS가 이라크군을 분쇄해 버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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