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거래 100만건.. 집값은 안움직였다

나기천 2015. 5. 20.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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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년 만에 재돌파.. 2006년 상황과 비교해보니

지난해 전국의 주택매매 거래량은 100만건을 넘었다. 주택시장 최대 호황기 중 하나였던 2006년 108만건 이후 8년 만에 100만건을 재돌파했다. 그런데 2006년 11.6%나 뛰었던 집값이 지난해엔 겨우 1.7% 올랐다. 거래량은 비슷했는데 가격은 왜 이 모양이었을까. 그동안 주택수가 증가하고 주택매매거래 패턴이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또 같은 이유로 올해도 주택가격의 큰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일 발간한 '주택매매거래 100만건과 주택가격'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 보고서에서 해가 갈수록 늘어난 주택 수를 고려한 주택거래량을 뜻하는 지표인 '주택거래율'(주택매매거래량/주택 수×100)로 봤을 때 2014년은 전국이 6.3%, 수도권이 6.4%, 서울이 5.4%다. 그런데 2006년 주택거래율은 전국이 8.0%, 수도권이 11.7%, 서울이 11.2%였다. 2014년과 2006년 주택매매 거래시장 상황은 확연히 다른 것이다. 오히려 2014년 주택거래율은 전국이 6.0%, 수도권이 6.2%, 서울이 5.6%였던 '부동산 침체기' 2009년과 비슷했다.

거래 패턴도 다르다. 우선 2006년 매매와 교환, 증여, 분양권 거래 등을 포함한 총 주택거래 중 72.4%가 매매거래였으나 2014년에는 그 비중이 69.5%로 2.9%포인트 감소했다. 청약 열풍이 시작된 지난해 기존 주택보다는 새 아파트 분양권 등의 거래가 그만큼 더 활발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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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서울(24.4%→14.8%)과 수도권(64.5%→46.0%)의 거래량도 눈에 띄게 감소세다. 주택 거래 평행대도 달라져, 2006년의 경우 20㎡ 이하의 초소형 주택거래가 전체 총 거래의 0.7% 수준으로 미미했으나, 2014년에는 2.3%로 약 3배가 많아졌다. 또 100㎡를 초과하는 대형주택의 거래비중은 2006년에 13.3%에서 2014년에는 17.8%로 늘었다. 반면 전체 거래량의 39.7%를 차지하고 있던 40∼60㎡ 규모의 소형주택 거래비중이 2014년에 33.4%로 6.3%포인트 감소했다. 또 이는 가격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소형주택 거래를 줄여 전체 주택가격 상승폭을 제한했을 것이란 분석을 가능케 한다.

그렇다면, 올해 정부의 경제성장률 예측치인 3% 수준까지 주택가격을 끌어올리려면 얼마나 주택이 거래돼야 할까. 보고서는 주택거래율과 주택가격 간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올해 120만건 이상의 거래가 이루어져야 이 정도 상승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덕례 연구위원은 "거래량만 가지고 주택시장을 보면 정책적 오류를 범할 수 있어 주택거래율로 진단해야 한다"며 "또한 현재 수준의 주택거래가 꾸준히 이루어지도록 정부의 주택구입지원 정책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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