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과감해지는 은행들, 벤처금융 '큰손' 부상

박동휘 2015. 5. 3.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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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 등 4개 은행 펀드 조성해 수익 다각화 신한銀, 업계 첫 면책 규정 직원에 손실 책임 안물어 투자 활성화 제도적 지원 벤처업계, 자금마련 '탄력'..은행외 민간 참여 잇따를 듯

[ 박동휘 기자 ]
은행들이 벤처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신한·우리·하나·JB전북 등 네 개 은행이 개별적으로 최소 600억원, 전체로는 최소 25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만들기로 한 가운데 다른 시중은행들도 투자금융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규정과 절차를 지켜 투자하면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투자금융 면책 규정도 도입할 방침이다.

◆벤처금융 생태계 활성화될까

저금리 고착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은행들이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벤처금융에 눈을 돌리면서 벤처업계는 새로운 출자자 기반을 갖게 됐다.

지금껏 국내 벤처시장의 주요 투자자는 중소기업청이 운영하는 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 등 정부 투자금이 절반가량 됐다.

정부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과 함께 1조8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하고 2013년 성장사다리펀드를 만든 것도 벤처펀드의 마중물 역할을 하려는 의도였지만 이후 민간자본 투자는 지지부진했다. 국민연금은 2~3년에 한 번씩 1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출자하는 정도다.

이 같은 상황에서 네 개 은행이 벤처펀드 조성에 뛰어든 것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게 벤처업계 분석이다. 이번 ‘기술가치평가 투자펀드’는 각각의 은행과 성장사다리펀드가 전체 펀드 자금의 최대 90%를 지원하고 손실부담 순위도 먼저 지기로 했다. 나머지 10%는 기업이나 다른 기관투자가들이 선순위(대출) 투자 방식으로 들어올 수 있는 구조다. 그만큼 민간 자본의 참여 가능성이 크다.

◆은행 7% 수익률 목표

은행들이 벤처펀드를 조성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기준금리가 연 1.75%로 떨어진 터라 예대마진 위주의 영업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투자금융 시장을 개척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이번 벤처펀드의 목표수익률은 7%다. 수익률이 높은 만큼 손실 위험도 크지만 은행들은 이를 통해 투자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기업투자금융(CIB) 사업부 주도로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있다. 해외에서도 투자금융 상품을 찾겠다는 의도다.

신한은행은 이처럼 새로운 방식의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투자금융 전용 업무규정’도 마련 중이다. 규정만 지키면 손실이 나더라도 해당 직원이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투융자 복합금융 비중을 전체 운용자산에서 최대 5%까지 늘리는 방안을 중·장기 계획으로 갖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은행 혁신성 평가제’를 신설해 벤처펀드 출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투자를 적극 유도하는 것도 은행들이 모험자본 투자에 뛰어드는 배경이다. 금융위는 ‘보수적 관행 개선’ 항목 중 중소기업 지분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포함한 투융자 복합금융에 20점을 배정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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