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올랐다구요? 대출 금리인하 요구하세요

김수미 2015. 4. 2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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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시대 '대출이자 줄이기' 어떻게

# 공무원 강모씨는 최근 승진하자마자 가장 먼저 은행으로 달려갔다. 지난해 신용대출로 4000만원을 빌려 연 3.8%의 이자를 갚고 있던 그는 은행 직원에게 "승진했으니 금리를 깎아 달라"고 당당히 요구했다. 며칠 후 은행에서는 그의 대출이자를 연 3.8%에서 3.5%로 0.3%포인트 낮췄다.

# 회사원 김모씨도 지난해 회사 매출이 오르면서 성과급이 크게 늘자 은행에 금리인하요구 신청서부터 냈다. 연소득 1000만원이 늘어난 원천징수영수증을 제출한 뒤 김씨의 신용대출 금리는 4.35%에서 4.0%로 떨어졌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대출에 따른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사다. 2%대 중반의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안심전환대출 대상이 되지 못해 상대적 박탈감이 컸던 대출자들은 더 그렇다. 하지만 안심전환대출 외에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대출 금리를 깎을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승진·연봉 인상됐다면

먼저 금융회사에 "대출금리를 내려 달라"고 요청하는 '금리인하 요구권'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금리인하 요구권은 대출 기간에 승진 및 연봉 인상, 취업이나 이직(비상장사에서 상장사로 이직 등), 전문자격증 취득 등으로 신용상태가 개선되면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에 금리 인하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로, 2002년부터 여신거래기본약관에 보장돼 있다. 금융기관 한 곳을 꾸준히 이용해 우수고객이 됐거나 착실히 빚을 갚아 부채가 감소해도 이자를 낮춰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은행뿐 아니라 보험, 카드사에서도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시행 초기 금융사의 홍보 부족으로 이용 실적이 저조했으나 최근 몇 년간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용자가 크게 늘고 승인률도 높아졌다. 고객의 신청건수 대비 은행의 수용률은 지난해 94.3%에 달했다.

승인 사례를 보면 가계대출의 경우 신용등급이 개선된 경우가 28.8%로 가장 많고 이어 우수고객 선정(13.0%), 소득 증가(11.4%) 등 순이었다. 기업 대출은 담보 제공(47.4%), 재무상태 개선(20.9%), 회사채등급 상승(0.2%), 특허 취득(0.1%) 등이다.

그러나 은행별 신용평가시스템에 따라 평가 기준이나 배점이 다르기 때문에 임금 인상률 등의 기준이 제시된 것은 아니다. 재직증명서, 원천징수영수증(직장인), 소득금액증명원(사업자) 등의 서류를 제출하면 은행에서 심사를 거쳐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신용등급이 올라갔다면 금리를 깎아줄 뿐 아니라 다른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

지난해 금리인하 요구권이 승인된 대출 8만5178건의 평균 금리 인하 수준은 0.6%포인트이지만 인하 폭은 대출 상품, 신용등급 변화에 따라 다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1등급만 올라도 대출이자가 내려간다"며 "일반 신용대출의 경우 대출 종류를 바꾸지 않으면 등급당 많게는 1%포인트 차이가 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자 부담 덜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

안심전환대출처럼 정책금융상품을 이용해 대출금리를 깎거나 원리금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채무조정형 적격대출'은 하우스푸어를 지원하기 위해 원리금 상환이 어려운 차주의 채무를 조정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금리는 취급 은행별, 만기별로 다르지만 일반 적격대출보다 낮은 2.80%∼4.15% 선이다.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의 1주택자, 담보 주택가액 6억원 이하여야 신청할 수 있다. 대출금은 최대 3억원까지 갈아탈 수 있지만, 중도상환 수수료 1.2%가 부과된다.

예컨대 A씨는 시중은행에서 20년 만기, 만기일시상환, 변동금리 4%로 2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월이자로 67만원씩 납부하고 있었다. A씨가 채무조정형 적격대출로 갈아타면 20년 동안 3.1% 고정금리를 적용받아 매월 원리금 112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이자만 갚고 있다가 원리금 균등상환을 적용받아 매달 원금 45만원을 추가로 납부하지만, 월 이자부담을 15만원이나 아낄 수 있다.

대학생과 청년층은 '대학생·청년 햇살론'을 통해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인 대학생과 만 29세(군필자 만31세) 청년층은 가운데 15%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경우 4.5∼5.4%로 금리가 내려간다. 신용복지위원회 전국지부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보증 승인을 받고 전국 16개 취급은행을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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