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침대가 '부르르'..사흘째 새벽, 호텔방서 여진 느껴져

2015. 4. 27. 13:5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트만두 도심공원, 텐트 수백동 난민촌으로..도시 마비 상태 임시 공휴일 선포로 귀향 행렬 이어져

카트만두 도심공원, 텐트 수백동 난민촌으로…도시 마비 상태

임시 공휴일 선포로 귀향 행렬 이어져

(카트만두=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호텔 방 침대가 부르르 떨렸다.

시계를 보니 27일 새벽 4시 30분(현지시간). 전날 밤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한 기자가 처음 느낀 여진이었다.

강도가 그리 세지는 않았지만 높지 않은 호텔방 안에서 몸소 진동을 체험하고 보니 이틀 전 카트만두를 강타한 강도 7.8 지진의 위력이 새삼 느껴졌다.

호텔 밖에는 이른 아침부터 구급차와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지나가기 시작했고, 옷 보따리와 가재도구를 이고 지고 이동하는 사람들의 행렬도 이어졌다.

호텔을 출발해 카트만두 도심으로 가는 길에서 금이 간 아스팔트와 무너져 흉물스럽게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건물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카트만두 중심가의 라트나 공원은 흡사 난민촌을 방불케 했다.

2천500여 명의 주민들이 친 수백 동의 텐트가 넓은 공원을 가득 채웠다.

간밤에 내린 비에 젖은 이불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고, 천막 밖에서 밥을 짓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조금이라도 지내기 편한 곳을 찾아 이곳저곳을 전전하다 막 공원에 도착해 천막을 칠 준비를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공원 한쪽에는 정부가 마련한 급수차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물을 배급받고 있었고, 각국 취재진의 카메라는 공원의 전경을 담고 있었다.

여진 공포와 앞날에 대한 걱정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사람들은 바닥에 천을 깔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근심 어린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지진 직후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 대피했다는 판데브 리졸(39)은 "공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살고 있는데 다행히 우리 집은 무사했지만 주변 건물이 모두 무너졌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는 물과 음식, 옷 모두 부족한 상황"이라며 "어제 비가 와서 모두 젖었지만 씻을 곳도, 갈아입을 옷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네팔 정부는 5일간 임시 공휴일을 선포했다.

관공서를 제외한 모든 상점과 학교가 문을 닫아 도시는 마비 상태였다.

통신도 원활하지 않았다.

기자가 현지 엔셀 통신사로 로밍해간 인도 에어텔 휴대전화는 '먹통'이었고, 한국 휴대전화로 로밍하자 연결이 됐으나 그나마도 서너 통 시도해야 겨우 한 번씩 연결이 됐다.

인터넷도 마비돼 외국인이 주로 머무는 고급호텔에서도 인터넷을 전혀 쓸 수 없었다.

임시 공휴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지내려는 사람들의 귀향 행렬도 이어졌다. 도로 곳곳이 붕괴되면서 그나마도 여의치 않은 경우도 많다.

택시 운전사인 딜 바헤두르(26)는 "다행히 가족들은 무사하지만 고향 다딩에도 지진 피해가 크다고 들었다"며 "당장에라도 고향에 가고 싶은데 고속도로가 끊겨 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rao@yna.co.kr

장동민 '삼풍 생존자 모욕'으로 피소…"오줌 동호회 창시자"
80대 친모 성폭행한 뇌병변장애인 징역 5년
예배보러 온 여자 어린이 상습 성추행한 담임목사
초등 교실서 아들 담임교사 폭행한 학부형 구속기소
박지원 "홍준표 올무 빠져나올것,홧팅" 트위터 논란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