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선 두 남자, 80일 만에 땅으로

2015. 4. 2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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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계열 통신사 협력업체 비정규직 강세웅·장연의씨, 협상타결로 농성 해제

[오마이뉴스 박소희 기자]

▲ SK-LG 비정규직 노동자, 15m 광고탑에 올라 고공농성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조직부장 서광주지회 강세웅 조합원과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연대팀장 인천계양지회 장연의 조합원(왼쪽)이 지난 2월 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앞 광고탑에 올라가 원청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직접고용 책임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기사보강: 26일 오후 7시 8분]

고용조건 개선을 외치며 하늘로 올라갔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6일 드디어 땅을 밟았다.

민주노총 희망연대노동조합(아래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강세웅(46) 조직부장과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장연의(43) 연대팀장이 이날 오후 고공농성을 해제했다. 지상 20여 미터 높이의 서울중앙우체국 옆 광고탑에 올라간 지 딱 80일 만이다.

두 사람은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의 협력업체 소속 인터넷·IPTV·전화 설치 기사다. 다단계 하도급 근절과 고용 보장, 장시간 노동 단축 등을 요구하며 동료들과 함께 지난해 11월 파업을 시작했던 이들은 2월 6일 새벽 광고탑으로 올라갔다.

강세웅 조직부장은 농성 3일째에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얻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각오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 "10년 개처럼 일했는데"...결국 하늘 위에 선 두 남자).

그들이 하늘에 매달려 보낸 시간은 결국 빛을 발했다. 희망연대노조는 두 비정규직 지부가 사용자 쪽과 ▲ 조합원들의 정규직 전환 ▲ 다단계 하도급 근절 ▲ 노동시간 단축 ▲ 임금 인상 등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 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임금·단체협약을 지난 17일 타결했다. LG유플러스는 일부 지역 조합원의 고용승계 문제 등이 아직 협의 중이지만 협상의 큰 틀은 가닥이 잡힌 상황이다.

두 사람은 26일 오후 4시쯤 크레인을 타고 지상으로 내려왔다. 농성 해제 전 장연의 연대팀장은 "저녁에 일찍 들어가서 가족과 쉬고 싶고 점심 때 남들도 먹는 점심 한 번 먹어보자는 생각으로 노조를 시작했다"며 "그냥 제 자리에서 열심히 뛰었다, 후회하기 싫었다"고 말했다. 강세웅 조직부장은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연대하는 마음으로 힘차게 정진하겠다"고 했다.

땅을 밟은 직후 이들은 정밀검진을 받으려고 곧바로 원진녹색병원으로 이동했다. 경찰은 검진이 끝나면 두 사람을 업무방해·건조물침입 혐의 등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이들과 달리 여전히 하늘에 매달려 있는 노동자가 있다. 경상북도 구미시 스타케미칼공장 45m 굴뚝 위에 올라간 차광호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다. 그는 이날로 335일째 농성 중이다.

○ 편집ㅣ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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