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적절한 선'에서 예멘 출구전략 가동

2015. 4. 2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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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견제·美에 강력한 메시지 전달 목적 달성

이란 견제·美에 강력한 메시지 전달 목적 달성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가 26일만에 예멘 시아파 반군 공습을 중단한 것은 사태가 장기화하기 전에 출구전략 카드를 뽑아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공습 작전만으론 반군 후티를 완전히 소탕할 수 없는 데다 '숙적' 이란이 걸프지역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충분히 견제 신호를 보냈다고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반년이나 지속하면서도 눈에 띄는 전과를 얻지 못하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에서 보듯 지상군 투입 없는 공습만으론 반군을 발본색원하기는 어렵다.

특히 후티의 근거지가 산간지형인 탓에 공습 작전의 성과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6일 예멘 공습이 전격 개시되자 '공습의 유효기간은 최장 한 달'이라는 분석이 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대두했지만 유력한 후보였던 파키스탄이 사우디 주도 동맹군에서 발을 빼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파키스탄은 지리적으로 지상군의 대규모 상륙작전이 가능하고 예멘과 유사한 지형에서 훈련받은 숙련된 지상군을 보유해 예멘에 투입됐다면 강력한 전투력을 보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파키스탄이 참전 움직임을 보이자 이란이 긴급히 외무장관을 보내 인도적·평화적 협상을 통한 예멘 사태 해결이라는 명분과 함께 천연가스 수출을 제안하면서 파키스탄을 돌려세웠다.

여기에 사우디의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국제적 비난 여론이 고조하는 것도 사우디로선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번 공습의 사실상 목표인 이란이 군사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도 사우디가 출구전략을 가동한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사우디는 자신의 통제하에 있는 걸프 지역에 발을 들여놓지 말라는 경고 신호를 이란에 충분히 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사우디의 공습을 비난하면서도 여러 통로를 통해 인도주의를 내세워 협상으로 예멘 사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란이 후티를 지원하긴 했지만 사우디가 공습까지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사실 이란으로선 예멘에 군사 개입하는 것보다 평화적 협상에 나서는 게 핵협상에도 유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의 군사개입은 중동의 두 강국인 사우디와 이란의 전면전을 의미한다.

전면전이 벌어지는 순간 현재 타결을 눈앞에 둔 이란 핵협상이 결렬될 것은 확실하다.

이란으로선 '시아파 금단의 영역' 걸프 지역에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도 유리한 시나리오지만 시리아와 이라크에 이미 펼쳐진 전선을 예멘까지 확대하기엔 정치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부담스럽다.

사우디는 아울러 이번 공습으로 2월 새로 즉위한 살만 국왕의 결단력과 장악 능력을 국내외에 과시했다는 부수효과도 거뒀다. 26일에 걸친 집중 공습으로 이란이 지원한 것으로 의심되는 반군 후티의 탄도미사일과 중화기에 상당히 타격을 줘 자국에 대한 잠재적 위협요소를 제거한 것도 사우디의 성과다.

핵협상과 IS 격퇴작전 과정에서 소원해진 미국에도 공습 과정에서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14일 예멘 반군에 무기제공을 금지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는데 이란과 가까운 러시아가 기권했다. 사우디는 이 결의에 앞서 주사우디 러시아 대사를 여러 차례 불러 기권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이란과 해빙무드에 접어든 미국 외에도 러시아라는 대안을 마련, 미국 일변도의 외교정책을 다변화하려고 시도한 셈이다.

이란과 핵협상을 앞둔 미국은 이에 20일 항공모함을 아덴만에 급파해 이란을 견제하는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사우디 달래기에 나섰다.

사우디는 결국 이란과 군사적 충돌 가능성, 국제 비판 여론, 공습 장기화의 피로감, 미국에 대한 원심력 유지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한 '적절한 시점'을 선택한 셈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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