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경포호에서 희귀 조류 잇따라 관찰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겨울 철새의 북상이 한창인 가운데 최근 들어 강원 강릉시 경포호에서 희귀조류가 잇따라 발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요즘은 겨울 철새가 북상하고 여름 철새가 오는 이동시기다.
최근 동해안 최대 규모의 석호인 강릉 경포호에는 머리를 제외한 온몸이 흰색인 흰죽지(♂) 1마리가 발견됐다.
기러기목 오릿과인 흰죽지의 수컷은 원래 머리와 목은 붉은 짙은 갈색이고 가슴은 검정, 날개와 몸통은 비교적 짙은 회색이고 꼬리 부분이 검은색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흰죽지는 머리와 목이 옅은 갈색이고 이외의 지역은 온통 흰색이어서 무리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흰죽지는 멜라닌 색소가 결핍돼 생기는 알비노 증상의 개체로 추정된다.
알비노 현상의 흰죽지가 발견된 것은 거의 없던 일로, 지역에서는 '길조'라며 매우 반기고 있다.
경포호에서는 또 국내에서 매우 보기 드물어 전문가조차 개체명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적갈색 흰죽지 2마리가 발견됐다.
원산지가 유라시아 대륙인 적갈색 흰죽지는 지난 2002년 주남 저수지에서 처음 관찰된 이후 작년 서울 중랑천에서 발견된 희귀종이다.
이 가운데 1마리는 암컷으로 추정되는데 암컷 적갈색 흰죽지의 관찰은 국내에서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흰죽지 알비노가 관찰된 이후 모습을 보인 적갈색 흰죽지는 흰죽지 무리와 어울려 먹이사냥을 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포호 인근의 남대천 하구에서도 서해안에서 번식하는 세계적 멸종 위기종인 저어새 1마리가 관찰되기도 했다.
강릉시내 한복판을 흐르는 남대천 하구에서 관찰된 천연기념물 제205호인 저어새는 가슴에 누런 갈색 띠가 있고 댕기도 누런 갈색인 어른 새의 번식 깃을 하고 있어 화려함과 자태를 뽐내기도 했다.
저어새는 전 세계 3천여 마리가 있으며 인천 남동유수지와 강화 등 서해안에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동해안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
강릉시의 관계자는 "동해안은 서해안보다 철새의 개체 수가 많지는 않지만, 특이 개체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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