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삐 풀린 가계부채.. 주택담보대출 증가 작년의 3.5배
2금융권 채무 문제해결 못해 "저소득층 부채관리 집중해야"
올해 1분기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액이 지난해 1분기의 3.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하며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 개선을 유도하고 있지만, 올 들어 가계 빚이 워낙 가파르게 늘다 보니 가계부채의 총량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심전환대출이 상대적으로 부채상환 여력이 있는 은행권 중산층 고객을 타깃으로 했다면, 앞으로는 저소득층 및 제2금융권 고객의 부채 관리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외환·기업은행 등 7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316조4539억 원에서 이달 말 323조4876억 원으로 3개월 사이에 7조337억 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1분기에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7조 원 넘게 급증한 것은 처음이다.
통상 1분기는 겨울철 이사 비수기인 데다, 연말 상여금과 소득공제 환급액 등으로 대출을 갚는 사람이 많아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건 전세 매물 품귀와 이로 인한 전셋값 상승을 견디다 못한 사람들이 대거 주택 매수로 몰려 이들의 대출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월 1일부터 민간부문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소비자 심리가 작용해 주택 매수 심리를 부추겼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기존 대출은 일부라도 안심전환대출을 통해 10∼30년의 장기 분할상환대출로 유도할 수 있겠지만, 신규대출이 가파르게 늘어 총량이 커지면 이 같은 대책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대학 교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워낙 낮다 보니 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등이 필요하지만 경기 부양에 여념이 없는 정부가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장을 지낸 윤창현(경영학부) 서울시립대 교수는 "안심전환대출은 가계부채의 위험도가 가장 낮은 그룹을 대상으로 빚의 구조를 바꾼 것인데 2금융권 채무자나 저신용자, 다중 채무자 등 위험도가 가장 높은 그룹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다소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등은 "2금융권의 안심전환대출 수요는 은행권보다 적으며 지원이 절실한 2금융권 대상자들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범·박정경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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