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에 성접대까지..나사 풀린 美마약단속국

송민섭 입력 2015. 3. 27. 16:02 수정 2015. 3. 2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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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에 파견된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이 현지 마약조직들로부터 주기적으로 성접대를 받았다는 미 법무부 감찰 보고서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DEA와 연방수사국(FBI), 연방보안관실(USMS), 알콜·담배·총기·폭발물단속국(BATFE) 등 법집행기관들의 2009∼2012년 비위·부패 활동 여부에 관한 감찰 결과를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 법무부는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콜롬비아 방문을 앞두고 현지에서 사전 경호 준비를 하던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매춘부를 산 사실이 드러난 뒤 대규모 감찰을 벌여왔다.

131쪽짜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DEA 해외 근무 요원 10명은 현지 지부 건물에서 매춘부들과 주기적으로 '섹스 파티'를 벌였다. 정부 관계자는 AP통신에 보고서에서 언급된 DEA 지부가 콜롬비아라고 귀띔했다. 당시 화대는 현지 마약조직이 지불했는데, DEA 요원들은 이들로부터 정기적으로 현금 등 뇌물과 무기 등을 상납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클 호로위츠 법무부 감사관은 "DEA는 해외 요원들의 이같은 비위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으나 '매매춘은 (정보수집에 효과적인) 지역 문화일 뿐이고, 장소도 사창가였다'는 그들 주장을 받아들여 정직 2∼10일 또는 무혐의 처분에 그쳤다"고 개탄했다.

'나사'가 풀린 곳은 DEA뿐만이 아니었다. 보고서는 FBI의 경우 고위직 4명이 적어도 3년 전부터 부하 여직원에 대한 성희롱을 일삼는 등 258건의 성범죄 피해 신고가 접수됐지만 징계 처분을 받은 사건은 32건이었으며 이마저도 최고 수위가 정직 60일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호로위츠 감사관은 "대다수 피감 기관이 내부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는 등 '도덕 불감증'과 '제 식구 감싸기'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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