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동원 母 "아들아, 엄마가 네 마운드에 섰구나"

2015. 3. 2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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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박재홍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정자 (故 최동원 선수 어머니)

드디어 내일 대한민국 야구별들이 몸을 푸는 날입니다. 전국에서 2015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리는 날이죠. 저도 기대가 많이 되는데요. 지금 시즌 개막을 알리는 첫 시구의 주인공들도 덩달아 화제입니다. 롯데자이언츠와 KT위즈의 개막전이 열리는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무려 80대의 최고령 시구자가 마운드에 오릅니다. 그 주인공 누구일까요? 바로 한국 야구의 전설 고 최동원 선수의 어머니입니다. 용트림을 하는듯한 아들의 투구폼을 시구 현장에서 그대로 재연한다고 합니다. 아들이 공을 던졌던 자리에 서는 엄마의 심정. 지금 어떨까요. 화제의 인터뷰. 부산 사직구장 시구를 앞둔 김정자 여사를 만나보겠습니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김정자> 안녕하세요.

◇ 박재홍> 어머니 목소리가 아주 좋아서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웃음)

◆ 김정자> (웃음) 그래요? 고맙습니다.

◇ 박재홍> 부산 사직구장에서 아들이 섰던 그라운드에 시구자로 오르게 되셨네요, 떨리시겠어요.

◆ 김정자> (웃음) 정말 떨리네요. 생각지도 않았는데요. 처음에는 깜짝 놀랐죠(웃음) 어떻게 나 같은 사람이 시구에 설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가졌거든요. 그 자리가 옛날에 아들이 섰던 자리잖아요. 거기 서서 항상 던지던 그 자리인데, 정말로 가슴이 너무 벅차더라고요. 가슴이 벅차기도 하고, 시구 할 걸 생각하니까 떨리기도 하고. 그래서 괜히 걱정이 많이 되네요.

◇ 박재홍> 걱정하실 거 뭐 있겠습니까? 어머니 존재 자체로 롯데 팬들이 얼마나 좋아할까요. 그러면 롯데 구단에서 시구를 해 달라고 부탁을 한 건가요? 한 번에 흔쾌히 허락하신 겁니까?

◆ 김정자> 아니죠. 처음에는 그런 연락이 왔는데, 이건 뭐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내가 어떻게 이 나이에 시구를 할 수 있느냐'고 처음에는 거절을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아들이 생각나더라고요. 그렇게 아들이 있었던 그 자리에 내가 눈 감기 전에 아들이 섰던 자리를 한 번 밟아본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 같고, 그래서 승락을 했습니다.( 웃음 )

◇ 박재홍> 잘하셨어요, 어머니. 아들의 어떤 모습이 생각나셨던 겁니까?

◆ 김정자> 그렇게 힘이 드는 줄 몰랐죠. 그런데 내가 거기 서서 공을 던진다는 게 생각만 해도 너무 가슴이 두근거리거든요. 많은 관중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서 공을 하나 하나 던진다는 거 생각만 해도 얼마나 힘이 많이 들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아드님은 그런 모든 부담을 떨쳐내고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였습니다.

◆ 김정자> 너무나 감사하죠.

◇ 박재홍> 연습 많이 하셨어요, 어머니? 연습하셔야 될 것 같은데요. (웃음)

◆ 김정자> (웃음) 연습을 못했습니다. 저녁에 생각만 해도 자꾸 웃음이 나와요.

◇ 박재홍> (웃음) 왜 웃음이 나오실까요.

◆ 김정자> (웃음) 어디에서 연습 공을 한 번 던져보기는 던져봐야 되는데, 누가 쳐다보는 것 같고. 아파트 바로 앞에 정구장이 하나 있거든요. 그래서 거기서 공을 한 번 던져볼까 하고 있는데. 도저히 밝을 때는 누가 보는 것 같아서 자신이 없고. 좀 어두울 때 거기에서 공을 한번 쥐고 딱 던져봤더니.

◇ 박재홍> 던져보셨군요.

◆ 김정자> 한번 던져봤더니 바로 내 앞에 가서 툭 떨어지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어머나, 공 던지는 게 이렇게 힘이 드는 줄 정말 몰랐거든요. 공을 던지면 좀 멀리 날아갈 줄 알았는데 한 2~3m 가서 툭 떨어지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내가 너무 우습기도 하고 ,딱 두 번을 던져봤어요.

◇ 박재홍> 연습을?

◆ 김정자> 그 뒤에 낮에는 못하고 캄캄해서 어두울 때 나가서 공을 던지니까, 조금 더 멀리 한 3~ 4m 가서 툭 떨어지더라고요.

◇ 박재홍> 한 10번쯤 던지시면 스트라이크 던지시겠어요, 어머니.

◆ 김정자> (웃음) 던지고도 어두워서 또 공을 못 찾아오고 (웃음) 그래서 늘 웃으면서. 그래도 아들 덕분에 공을 몇 번 만져봤습니다.

◇ 박재홍> 공 던지시기도 힘든데. 아드님과 투구동작을 똑같이 재연하겠다, 이렇게도 말씀을 하셨네요?

◆ 김정자> 나이 많은 사람이 공을 한 번 툭 던지고 오는 것보다는, 시구 부탁을 했을 때 아들 생각하다보니 평소에 아들이 던지던 모습이 생각나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보아왔던 동작이니까 지금도 그게 눈이 선하거든요. 그러면 이왕 나가는 김에 아들이 공 던지기 직전에 하던 그 모습을 한 번 하고 나오는 게 어떨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박재홍> 그래서 용트림하는 그 투구동작까지.

◆ 김정자>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로진백을 한 번 들었다가 놓고 신발하고 유니폼 바지자락을 한 번씩 당기고. 안경테를 한 번 만지고...

◇ 박재홍> 만져야죠, 그럼요.

◆ 김정자> 마지막으로 모자창을 잡고 약간 벗었다가 다시 고쳐쓰고. 그렇게 한 모습이 지금까지 내 가슴 속에 남아 있거든요.

◇ 박재홍> 아마도 이 세상에서 가장 열심히 최동원 선수의 투구폼을 봤던 분이 아닐까요.

◆ 김정자> 그렇죠.

◇ 박재홍>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시는 분이시겠죠.

◆ 김정자> 그게 지금까지도 내 마음 속에 남아 있거든요. 그래서 이왕 나가면 아들이 하던 투구폼도 내가 한 번 해 보면 어떨까 싶어서...

◇ 박재홍> 저도 기대가 되요, 어머니. 너무 멋있을 것 같아요. 최동원 선수 하면 무쇠팔, 한국 야구의 전설, 수많은 호칭이 있습니다마는. 아들로서가 아니라 야구 선수로서의 최동원, 어머님은 어떻게 기억하십니까?

◆ 김정자> 내가 내 자식이라고 생각을 안 한다면, 정말 최동원이는 야구를 위해서 태어났다고 말하고 싶어요.

◇ 박재홍> 야구를 위해서 태어났다?

◆ 김정자> 네, 야구를 떠나서는 살 수 없을 정도로 야구를 좋아했으니까요.

◇ 박재홍> 야구 선수로서의 최동원, 수많은 경기가 있었습니다만, 함께 전설로 거론되는 선동열 선수와의 역사적인 경기, 기억하실 지 모르겠습니다. 1987년도에 15회까지 무승부 연장. 그때 경기 혹시 기억하세요, 어머니?

◆ 김정자> 아이고, 그럼요.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막... 정말로 조금씩 앉았다가, 뒤로 넘어졌다가 몇 번 그렇게 했거든요. 시합을 한 번씩 뛰고 나면 그 자리에서 2kg가 줄어들어요.

◇ 박재홍> 2kg가 줄어드세요, 그러셨군요. 롯데 팬들이 지금 가슴이 벌렁벌렁할 것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우리 롯데자이언츠의 공식 응원가나 마찬가지 부산 갈매기, 살짝 불러주실 수 있으실까요?

◆ 김정자> (노래) 부산 갈매기, 부산 갈매기 랄라라랄라라. (웃음)

◇ 박재홍> (웃음) 감사합니다, 어머니. 어머니의 응원에 힘입어서 롯데가 올해 정말 잘 할 것 같네요.

◆ 김정자> 정말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응원 많이 할 겁니다.

◇ 박재홍> 어머니, 고맙습니다.

◆ 김정자>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고 최동원 선수의 모친이시죠, 김정자 여사를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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