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후 한반도엔 최악의 폭염

2015. 3. 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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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포츠담대학·연구소 연구진 경고

올여름 한반도가 폭염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폭염은 기후변화에 따른 결과로, 갈수록 그 정도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와 포츠담대 공동 연구진은 온난화로 인한 북극 해빙(解氷)이 지구 열 순환능력을 감소시키면서 올여름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 최악의 폭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원인은 북극 해빙이다. 온난화로 지구 기온이 높아지면서 북극 빙하 면적이 빠르게 줄고 있다. 빙하는 햇빛을 반사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구 기온 상승을 막는다. 그런데 빙하 면적이 줄면서 드러난 바다와 육지가 태양빛을 흡수하고, 이때 달궈진 바다와 육지는 열을 대기 중으로 방출한다.

북극 지역 대기가 따듯해지면 '제트기류' 세기가 감소한다. 제트기류란 1만m 상공에서 빠르게 부는 바람인데, 북쪽은 차갑고 남쪽이 따듯할 때 대류 순환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발생한다. 온난화로 북극 대기가 따듯해지면 공기 온도차가 작아져 제트기류가 약해진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제트기류 약화가 6~8월 발생하는 '이동성 고·저기압' 활동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이동성 고·저기압은 제트기류로 발생하는 '대기의 흐름'으로 비나 바람을 동반해 지구에 쌓여 있는 열의 불균형을 해소시킨다.

김백민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봄철과 초여름 이동성 고·저기압의 활동이 약해지면 바다에 있는 수증기가 대륙으로 전달되지 못해 대륙에 비가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연구진은 1979~2013년 이동성 고·저기압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분석한 결과 8~15% 이상 에너지가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딤 코우모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연구원은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 있는 아시아, 미국 등 국가에서 가뭄과 폭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2010년 발생한 러시아 대가뭄과 2003년 서유럽 폭염도 제트기류 감소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간 제트기류 약화는 겨울철 한파 원인으로 거론돼 왔다.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북극에 있던 차가운 공기 덩어리가 남쪽으로 내려온 게 2012년 한반도 한파다. 김 선임연구원은 "제트기류의 약화가 여름철 기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밝힌 연구"라며 "최근 한반도 가뭄도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했다.

코우모 연구원은 "21세기에는 이동성 고·저기압을 일으키는 에너지가 더욱 작아질 것"이라며 "폭염과 가뭄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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