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50만원 받으려 저소득 증명해야.. 아이들도 상처"
[경남CBS 김효영 기자]
경상남도가 무상급식 예산지원 중단과 함께 발표한 '서민자녀 교육지원사업'.
무상급식은 중단시키고, 그 돈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1년에 50만원 정도를 교육비로 쓸 수 있는 '교육복지카드'를 발급해 준다는 것이 서민자녀 교육지원사업의 핵심이다.
이에따라 오는 4월부터 경남에서는 특수학교와 기초생활수급가정, 학교장이 추천한 저소득 학생 등 6만 6,400여 명만 무상급식을 받게 되고, 21만 8,000여 명은 돈을 내고 먹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집이 가난해 공짜 밥을 먹는다'는 낙인으로 아이들이 큰 상처를 받을 것이라는 우려는 오래전 부터 제기돼 왔던 문제다.
여기에다, 무상급식을 중단한 돈으로 실시하는 '교육복지카드' 발급제도 역시 아이들에게 마찬가지의 낙인과 상처를 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먼저 1년에 50만원짜리 교육복지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학부모는 읍면동사무소에 가서 월소득이 250만원(4인가족 기준) 이하임을 증명해야 한다.
학부모가 발급받은 카드로 아이들은 학습교재를 사고 각종 수강권을 끊어야 하는데, 쓸 때 마다 가난한 집 아이라는 위축감과,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카드발급 대상자는 약 10만여 명. 교육복지 카드에 쓰이는 예산이 전체 서민자녀 교육지원사업비(643억)의 65%에 달한다.
서민자녀 교육지원사업의 25%(159억)는 명사특강이나 학습캠프 참가비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이는데, 이 역시도 자신이 서민자녀 지원대상자임을 확인받아야 한다.
사업예산의 나머지 10%는 기숙사, 어학실, 멀티미디어실 등 교육시설 개선비로 서민자녀를 위한 직접 지원사업이라 보기 어렵다.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 김지수 대변인(경남도의원)은 "무상급식 대상 학생은 물론, 서민자녀 지원사업 대상 학생들도 자신이 가난한 집 아이라는 인식과 주위의 낙인으로 받게 될 상처가 적지 않을 것"이라 우려했다.
김 대변인은 "무상급식을 회피하기 위해 내놓은 졸속대책을 어떻게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대책'이라 발표 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상남도는 서민자녀 교육지원사업을 발표하면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를 놓았다"고 홍보했다.
경남CBS 김효영 기자 hy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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