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항공기 실종 1주년, 여전히 미궁에

신지후 입력 2015. 3. 6. 18:43 수정 2015. 3. 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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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 수색에도 단서 못 찾자

조종사 납치설 등 다시 고개

"승객·승무원 239명 전원 사망"

말레이 당국은 사고 공식 인정

현재 말레이·호주 탐색선 4척 참가

1차 수색작업 5월 말까지 종료

지난해 3월 8일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우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을 떠나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향하던 말레이시아시아 항공 MH370편이 통신 두절과 동시에 사라졌다. 실종 직후 미국과 중국 호주 등 26개국이 각종 첨단장비를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으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항공기의 행적은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 있다.

말레이시아시아 당국은 올 1월 29일에서야 "MH370편은 사고를 당한 것이며 승객과 승무원 239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공식 발표했다. 각국이 파견한 선박 40척과 항공기 30여대도 대부분 철수하고 현재는 말레이시아와 호주 선박 4척만 수색에 참여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수색해야 할 해저 넓이가 최대 120만㎢에 달하지만 최근까지 탐색을 완료한 지역은 2만4,000㎢뿐. 호주와 말레이시아는 이미 5,200만 호주 달러(약 446억원)에 이르는 작업 비용을 지출했고, 최근 6주간 매일 12시간씩 작업을 벌여온 수색팀 체력도 바닥이 난 상태다.

1년간의 수색에도 아무런 단서가 나오지 않자 각종 음모론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 제재에 항의하려고 항공기를 납치했다는 의혹과 미국과 태국이 군사훈련 때 실수로 격추했다는 주장 등이 나온다.

줄곧 유력한 원인으로 꼽혀왔던 조종사 2명에 의한 납치설은 특히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해 3월 자하리 아흐마드 샤(53) 기장과 파리크 압둘 하미드(28) 부기장이 실종사고 전 운항정보 교신장치가 꺼진 상태에서 관제탑에 "다 괜찮다. 좋은 밤이다"라는 마지막 무선을 보낸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여기에 샤 기장이 과거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정치구호를 새긴 반정부 집회용 티셔츠 차림으로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조종사에 의한 범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샤 기장과 30년간 동료로 지낸 닉 후즐란은 5일 뉴욕타임스를 통해 "누군가 고의적으로 기체를 돌린 게 확실하다"면서도 "샤를 30년 넘게 봐온 나로서는 그가 용의자라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수 전문가들도 항공기 잔해가 발견되기 전까지 의혹 확산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항공기 행방 확인과 원인 규명을 애타게 기다려온 가족들의 심신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스티브 웽은 "이제는 아무도 우리 얘길 들어주지 않는다"며 "분노를 표현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인 사업가 리 화도 AFP를 통해 "항공기 실종 이후 뇌졸중에 걸렸고 아내는 심장병으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며 "한때 자살을 생각했지만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살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지난 5일 호주 의회에서 "강도 높은 수색 작업이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이 미제를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마틴 돌란 호주교통안전국 국장도 "1차 수색 대상 지역에 대한 작업이 종료되는 오는 5월 말까지 실종기를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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