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지하철 9호선 혼잡을 버스로는 해결? 난센스"

2015. 3. 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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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지옥철'로 불리는 서울 지하철 9호선으로 출퇴근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20일 여일 후에는 또 2단계 구간 개통을 앞두고 있어서 혼잡이 더욱 커지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서울시가 혼잡을 줄이는 대책들을 내놨는데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수 있을지, 먼저 서울시 교통본부 김종성 팀장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팀장님, 안녕하십니까.

▶ 김종성 팀장/서울시 도시교통본부

네.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지금 당국으로서도 고민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근데 애초에 수요 예측 잘못했던 것 아닌가요?

▶ 김종성 팀장/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예. 좀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지하철 9호선 관련해서는 총 5차례 수요 예측이 있었는데요. 2005년 이후에 이루어진 세 번의 수요 예측은 실제 수요보다는 한 16~37% 정도 적게 예측된 측면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왜 그렇게 됐을까요, 그때는?

▶ 김종성 팀장/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이는 기본적으로 수요 예측이 약 10년에서 20년 뒤에 모든 인구 추세와 개발 계획을 반영해야 되는 장기적인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고요. 또한 당시에는 민간투자사업의 과다 수요예측으로 인한 많이 피해들이 나타났기 때문에 그런 폐해들을 없애기 위한 보수적인 접근을 한 측면도 있었고요. 또 1~8호선보다 높은 9호선의 출근시간 집중 현상으로 인해서 수요보다도 혼잡도가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도 좀 나타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근데 또 기본적으로는 지하철 차량 수가 부족하다는 말씀이신데, 당장 차량 수를 늘리는 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겠죠?

▶ 김종성 팀장/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예. 지하철 한 량, 한 칸에는 보통 한 15억에서 20억 정도가 소요가 됩니다. 9호선은 열차 한 대에 4량이 붙어 있어서 열차 한 대에 70~80억 정도가 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꽤 비싼 편이고요.

차량 한대를 들여오는 데는 계약하고 설계하고 승인하고 검사하고 이런 절차들을 거쳐서 보통 한 3년에서 4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지금 당장 전동차를 구입해도 통상적으로는 한 2018년이 돼야 차량이 투입될 수 있게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이고. 아. 그렇군요. 그래서 급한 대로 증차할 계획을 발표하신 것 같더라고요?

▶ 김종성 팀장/서울시 도시교통본부

네. 시민 여러분께서 좀 혼잡도를 많이 겪고 계시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 일단은 현재 운영 중인 차량과 동일한 차량으로 발주하는 방법을 사용해서 설계 기간을 좀 단축했습니다. 그래서 내년 9월부터 20량을 투입하고, 2017년 말까지 50량을 추가 투입해서 총 70량의 차량을 추가 투입할 예정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럼 어느 정도로 혼잡을 해소할 수 있을까요?

▶ 김종성 팀장/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서울연구원에서 연구한 결과가 있는데요. 70량이 전부 들어오면 혼잡도가 현재의 한 60% 포인트 정도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20량이 들어올 경우에는 혼잡도가 한 16~20%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정도면 완벽하게 해소할 수 있는 결과는 아니겠지만 최소한 다른 지하철 노선 수준 이하로는 혼잡도를 낮출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또 지하철 9호선 2단계 개통한다고 하던데 정확히는 언제죠?

▶ 김종성 팀장/서울시 도시교통본부

3월 28일 토요일입니다. 약 3주 정도 남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디부터 어디까지 더 늘어나는 건가요?

▶ 김종성 팀장/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신논현역에서 종합운동장역까지 4.5km, 5개 역이 추가가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지금 지하철 차량 대수는 한정돼 있고, 운행거리는 늘어나고, 결국 배차시간 늘어나는 결과 초래하겠는데요?

▶ 김종성 팀장/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저희가 본격적인 시운전을 1월 31일부터 시행했는데요. 이걸 '영업시운전'이라고 합니다. 영업시운전은 개통준비기간 모두를 실제와 동일하게 운영하는 시험운전이기 때문에 이미 배차간격은 1월 31일부터 동일하게 운영이 되고는 있는데 그때 이미 출근 시에 열차간격이 한 0.6분 정도 증가를 했고요. 개통해도 현재보다 더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0.6분. 1분이 채 되지는 않는 거네요. 서울시가 또 내놓은 대책들이 있던데요. 어떤 게 있습니까?

▶ 김종성 팀장/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여러 언론과 시민 여러분께서 지적하신 대로 더 많은 전동차를 투입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대책이지만 좀 불편함을 겪으시는 데 대해서 좀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고요. 이를 위해서 크게 3가지 방안을 저희가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근본적으로 차량 70량을 투입할 예정이고,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투입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방법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출근시간대에 추가 열차를 도입하고, 출근길 급행 버스 노선을 신설하고, 요금 조조할인제 도입 등을 검토해서 다양한 교통수요 분산 방안을 저희가 검토하고 또 시행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출근시간의 자발적인 조정, 그리고 기업의 유연근무제 참여 등을 저희가 독려하고 있고 여러 시민들과 기업들에게 협조를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김종성 팀장/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예.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김종성 팀장과 말씀 나눴고요. 계속해서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과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박흥수 위원님, 안녕하세요.

▶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예.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타시나요?

▶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예예. 지하철을 이용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느 정도로 붐비고 혼잡하던가요?

▶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출퇴근 시간 지하철 9호선 이용은 워낙 악명이 높기 때문에 피하려고 하는데요. 가끔씩 불가피하게 이용할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실태 조사하는 마음으로 타긴 하는데요. 그럴 때마다 이 열차를 매일 이용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혼잡도를 수치로 나타낸 게 있다면서요?

▶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예예. 지하철 차량에 따라 다르긴 한데 일반적으로 1량 당 54석의 좌석이 있습니다. 이 좌석을 모두 치우고 8개 출입문 주변과 통로의 손잡이를 잡은 입석 승객 분포를 따져서 약 150~160명의 승객이 탄 것이 혼잡도 100%라고 하는데요. 이 정도도 상당히 많이 탑승한 것이거든요.

약 1제곱미터 당 3명 정도 밀도인데요. 지하철 9호선은 240~270%에 육박하는 혼잡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것을 한 량에 한 4백 명 이상 정도 탄 것이라고 보는데 수십 킬로미터 속도로 이동하는 알루미늄 박스 안에 사람이 차곡차곡 쌓여진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혼잡도가 한 270 정도면 한 량, 지하철 한 칸에 어느 정도요? 몇 명 정도?

▶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4백 명 가까이 타고 있는 것인데요. 그야말로 짐짝처럼 차곡차곡 쌓여진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박스에 쌓여있는 것처럼. 그러니까 이게 서로 민망한 상황도 발생하고 말이죠. 내려야 되는데 못 내리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겠어요.

▶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예예. 이게 문명사회에서 아침부터 비명과 아우성이 울리는 곳이고요. 성범죄 같은 문제가 일상화되기 때문에 일본에선 혼잡도 높은 구간에선 처음으로 여성 전용칸이 도입되기도 했고요. 근데 이런 문제뿐만 아니라 밀폐된 공간 속에서 폐쇄공포증에 따른 사고나 질식의 위험도 있고요.

또 현재 한국사회가 무한경쟁사회로 치달아서 여유가 없고 작은 일에도 욱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거든요. 만약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간에서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 공격이 일어나면 압사사고 등 대형 참사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근데 방금 전에 서울시 관계자 분도 애초에 수요 예측 실패를 인정하셨어요.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 정도로 수요 예측을 못할 수도 있을까요?

▶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한국 사회에 있어서 여러 가지 이유로 수요 예측이라는 게 점성술같이 돼버린 지 오래인데요. 그 이면에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분석보다는 사업주체나 관련업계의 욕심이 과도하게 개입된 측면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 문제는 한 번 한국사회가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각도에서요.

▷ 한수진/사회자:

예. 근데 지금 더 큰 문제는 말이죠. 당장 혼잡을 해소할 만한 마땅한 방책이 없어 보이는 점일 텐데요.

▶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이게 솔직히 말씀드리면 무대책인 거죠. 특히 지하철 같은 교통수단을, 궤도교통수단을 도입한 이유가 도로교통업체에서 환경오염이나 혼잡 비용, 에너지 효율화 등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건데요.

철도의 수송 분담률을 더욱 높여야 할 상황에서 이미 예견된 문제를 대처하지 못해 버스로 대처한다. 이런 건 난센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버스로 분산시킨다든지 조조승객들에게 할인혜택을 준다든지, 이런 걸 대책이라고 보기에는 좀 어려운 거죠? 지금?

▶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예예. 그건 이걸 대책이라고 보기에는 참 안타까운 면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이게 사실 타개책은 없습니다.

지금 벌어진 문제가 갑자기 발생한 문제가 아니고요. 몇 년 전부터 심각한 경고를 계속 보내고 있었고요. 또 연장 개통으로 인한 혼잡도 증가는 충분히 예고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게 지하철 9호선이 유일하게 서울시 내의 민영철도거든요. 9호선 당국은 모르쇠로 일관했고요. 또 관련 관계당국도 민간회사의 경영에 개입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요. 사실 팔짱만 끼고 있었던 건데요. 당장 신규차량이 더 투입될 때까지는 몇 년간 지옥철 악명은 더 높아질 것이고요. 시민들만 고통을 감수해야 되는 실정입니다. 현재는.

▷ 한수진/사회자:

어쩔 수 없다. 한 마디로.

▶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예.

▷ 한수진/사회자:

맞아요. 지금 애초에 민자사업으로 갈 경우에 여러 가지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었죠? 근데도 뭐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다 하는 말씀이시네요.

▶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네. 민간투자사 확대는 지금도 국토부를 비롯한 정부의 기본 정책이고요. 지하철 9호선 건설이 추진될 때는 민영 철도가 신선한 대안인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는데요. 그 동안 9호선 관련 요금 문제라든지 서울시와의 법적 분쟁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했는데 그 피해는 이용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실정이고요. 공공교통정책에 대한 철학 없이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간 사업자에게 공공교통을 맡긴 여러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9호선만 빼고 1호선부터 8호선까지는 모두 통합해서 운영하게 된다면서요?

▶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예. 그렇습니다. 서울의 지하철로는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의 통합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여러 가지 중복기능을 절감할 수 있고요. 차량구매도 공동구매 형식으로 더 대량으로 할 수 있어서 구매단가도 줄이게 되어 결국 세금을 절감할 수 있는데요. 1~8호선의 주인은 서울시이기 때문에 그게 가능한데 9호선만큼은 민영철도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마음대로 경영에 개입할 수 없는 조건이죠.

▷ 한수진/사회자:

아. 그러니까 9호선은 이 통합 운행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그런 말씀이시군요.

▶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예예.

▷ 한수진/사회자:

아유. 참 이 지하철 9호선 생각하면서 차량 수는 적고, 운행구간은 또 길어지고, 승객 수는 늘고, 쉽게 지하철 차량 더 늘릴 형편은 못되고.

참 애꿎게 시민들이 고생만 하시네요. 근데 참 이런 문제, 예견이 됐는데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 더 안타깝고 아쉬운 것 같습니다.

▶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그렇습니다. 장기적인 대책 충분히 마련할 수 있었는데 운영주체도 그렇고 관계당국도 그렇고 손을 놓고 있었다가 이게 문제가 커지니까 뒤늦게 대책 아닌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이런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관련당국이나 업체가 더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흥수/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예.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박흥수 연구위원과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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