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美테러 타깃' 美대사 6명 피살

2015. 3. 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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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아프간 등 미국대사 수난사

[동아일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한국에서 습격받기 전에도 각국에 주재하는 미국의 대사들은 끊임없는 테러에 시달렸다.

5일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역대 미국 대사 가운데 임기 중 사망한 대사는 모두 8명이다. 이 중 6명은 외부 세력의 공격으로, 2명은 항공기 사고로 숨졌다.

최근의 사건은 2012년 리비아 제2도시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에서 일어났다. 당시 이슬람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아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주리비아 대사를 포함해 미국인 4명이 숨졌다.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 '순진한 무슬림'이 이슬람을 모독했다며 무장 시위대가 미국 영사관에 불을 지르고 수류탄 공격을 벌인 것. 영화에서 이슬람교의 정신적 지주인 무함마드를 성도착증 환자 등으로 비유하자 시위대는 그 분노를 미 영사관에 쏟아 부었다.

1979년에는 아돌프 더브스 주아프가니스탄 대사가 수도 카불에서 이슬람 무장 세력에 납치됐는데, 아프간 대테러 부대가 구출 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숨졌다. 1976년 프랜시스 멜로이 주레바논 대사는 베이루트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에 납치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로저 데이비스 주키프로스 대사는 1974년 대사관 앞에서 총격으로, 클레오 노엘 주수단 대사는 1973년 팔레스타인 테러 조직 '검은 9월단'에 붙잡혀 살해됐다. 존 마인 주과테말라 대사는 1968년 반군의 매복 공격을 받고 숨졌다.

이 밖에 아널드 래플 주파키스탄 대사는 1988년 지아 울하크 당시 파키스탄 대통령과 함께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공식적으로는 항공 사고로 기록됐지만 암살 공작 사망설도 끊이지 않았다. 1950년 로런스 스타인하트 주캐나다 대사도 항공기 사고로 숨졌다.

미국 외교관과 시설에 대한 공격은 매년 수십 건씩 이어지고 있다. 미 국무부가 밝힌 피습 건수만 2012년 44건, 2013년 22건에 달한다.

리퍼트 대사처럼 대사가 다친 경우도 적지 않다. 트레이시 제이컵슨 주코소보 대사는 2013년 프리슈티나에서 시위대에 막히는 과정에서 다쳤고, 2007년에는 로버트 블레이크 주스리랑카 대사는 헬기에 탑승했다가 헬기 주변에 박격포가 떨어지면서 경상을 입었다.

공관의 피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1998년 이슬람 테러 조직 알카에다가 케냐와 탄자니아의 미국 대사관에 동시 폭탄 테러를 저질러 220여 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다쳤다. 1983년에도 주레바논 미국 대사관에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64명이 사망했다. 이후 미국은 대사관을 옮겼지만 이듬해 또 공격을 받아 24명이 숨졌다.

특히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이 알카에다 등을 상대로 '테러와의 전쟁'에 나서면서 이슬람권의 반미 감정은 미국 공관 공격으로 이어졌다. 2002년 파키스탄 카라치의 영사관 폭탄 테러(12명 사망), 2006년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무장 공격(4명 사망), 2008년 예멘 대사관 습격(19명 사망) 등이 이어졌다. 9·11테러 10주년 이틀 뒤인 2011년 9월 13일엔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이 19시간 동안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아 최소 27명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대사와 공관에 대한 공격을 미국에 대한 도전으로 분석한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대사 공격은 인물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미국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에서 벌어진 사건은 한미 동맹이 굳건한 상태에서 일어난 것이어서 과거 중동에서 벌어진 테러와는 차원이 달라 보인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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