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美 대사 테러] "종북·이념논쟁 불거질라" 野·진보진영 초긴장

엄기영 기자 2015. 3. 6.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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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엄중함에 놀란 국민들 비난 쏟아낼 가능성 높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테러사건으로 야당과 진보진영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5일 테러를 자행한 김기종씨가 현장에서 "한·미 전쟁연습 반대"를 외치는 등 최근 반미 행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념논쟁, 종북논쟁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진보진영은 통합진보당 해산 사태로 급속히 위축됐던 활동영역이 더욱 좁아지게 됐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대여 관계 및 4월 보궐선거에서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

◇극단적 민족주의자의 돌출행동…서둘러 선긋기=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정치적 목적의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런 증오는 참으로 바람직하지 못하고, 늘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오후 늦게 소집한 긴급 최고위원·유관 상임위(외교통일위·안전행정위·국방위) 연석회의에서는 "한·미동맹에 어떤 균열도 발생해선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있을 수 없고 충격적인 일"이라며 김씨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그러나 자칫 야권 전체가 통째로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는 확산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김씨의 테러 사건을 '극단적 민족주의자의 개인적 돌출행동'으로 서둘러 규정했다.

성균관대 81학번인 유은혜 대변인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김씨에 대해 "성균관대 법대 80학번으로 잘 아는 선배"라며 "워낙 개인적 돌출행동을 반복적으로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를 '극단적 민족주의자'로 칭하기도 했다. 유 대변인은 기자간담회 배경에 대해 "개인적 범죄 행위가 불필요한 이념논쟁으로 번지거나 조직적 연계 가능성 등에 대한 오해가 생길까봐 정보 차원에서 개인의 삶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출신의 다른 의원은 "정신병원 입원 전력이 있다는 등 정상적인 사람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야권 활동가의 테러범 변신, 후폭풍은 어디까지=그간 행적과 평판을 종합할 때 김씨를 과도한 망상가 혹은 극단주의자로 볼 측면이 많다. 문제는 그가 주로 남북문제와 한·미 관계 분야에서 진보적 시민운동가로 활동했다는 점이다. 김씨는 8차례 방북을 했고, 반미 관련 집회에 수차례 참석했다. 또 우리마당통일문화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면서 평화협정 체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을 주장했다. 옛 민주노동당이 2009년 주최한 용산참사 추모 집회에 참석해 자유발언을 했고, 2006년에는 민노당 주도의 '한·미 FTA 저지 서대문구 운동본부' 대표자 회의에 참석한 기록이 있다.

'반미 성향 야권 활동가=종북주의자'라는 종북프레임이 다시 한번 발동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이번 사건의 배후를 언급하고 있다. 사태의 엄중함에 놀란 일반 국민들도 진보진영과 야당에 대한 비난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

종북프레임이 파고들면 옛 통진당 해산사태의 혼란을 딛고 새 출발을 모색 중인 진보진영은 다시 한번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각종 토론회, 집회 등 대외활동은 물론 신당 창당 등 정치세력화 작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특히 김씨가 독도 문제 등으로 대학동문 국회의원 등을 찾아다니면서 토론회를 제안하고 여기저기서 정치적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예상치 못한 '연좌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보이슈와 이념논쟁이 불거질 경우 야당은 4월 보궐선거나 향후 정국 주도권 싸움에서 불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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