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인 목회자 또 억류.. 캐나다 임현수 목사 1월31일 입북후 연락두절

신상목 기자 2015. 3. 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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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국적의 한인 목회자가 북한에 억류중인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에 따르면 이 교회 담임 임현수(60·사진) 목사가 1월 27일 방북을 목적으로 출국해 30일 나진에 도착, 이어 31일 평양으로 들어갔으나 이후 연락이 끊겼다. 교회 측은 한 달 가량 연락이 두절돼 사실상 억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 국적 한국인이 북한에 억류된 경우는 2007년 김재열 목사 이후 두 번째다(표 참조).

교회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외국인은 에볼라 바이러스 때문에 3주간 격리한다고 해서 기다렸다"며 "시일이 지나서도 연락이 없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부터 에볼라 바이러스에 따른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장기화하고 있다. 외국인을 비롯해 외국을 다녀온 자국인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21일 동안 격리 조치하고 있다.

임 목사가 3주간 격리 됐다 하더라도 지난달 22일 이후부터는 연락이 닿아야 했으나 가족이나 교회 측은 아직 어떠한 소식도 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 신자들은 지난 27일 열린 금요기도회에서 임 목사 무사귀환을 위해 기도했다.

캐나다 연방외교부도 지난 26일 임 목사의 가족과 연락해 영사서비스를 제안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임 목사의 소재 파악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임 목사가 나진 도착 후 북한의 고위급 관리가 상의할 내용이 있다며 그를 평양으로 불렀고 이후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계획적으로 유인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임 목사가 대북 지원을 하면서 북한에 껄끄러운 일을 해온 것 같다"며 "이 때문에 2~3년 전부터는 나진·선봉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역을 했다"고 말했다.

집권 4년차를 맞이하는 김정은 체제는 강력한 통치 수단으로 공포정치를 펼쳐왔다. 장성택 처형을 비롯해 지도부에 대한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이른바 '북한 체제'를 공고히 하는 양상이다. 임 목사의 활동이 체제를 위협하는 요소가 됐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임 목사는 1986년 캐나다로 이민해 큰빛교회를 설립했다. 90년대 중반부터는 북한 지원 활동에 힘써와 북한 선교의 대부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북한을 90여 차례 왕래하면서 탁아소와 교육기관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왔다. 한때 북한에서는 그를 'VVIP'로 인정해 북한 방문 시에는 외국 정상이 머무는 초대소로 안내할 정도였다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아직 억류로 보기에는 충분한 정보나 근거가 부족해 섣불리 (억류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며 "에볼라로 인한 격리 기간이 3주 이상 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이나 캐나다 국적의 한인들을 여러 차례 억류한 적이 있다. 목사나 선교사들도 많아 98년 이광덕(미국) 목사가 3개월간 간첩 협의로 억류됐다 석방됐고, 2007년엔 김재열(캐나다) 목사가 예배를 드린다는 이유로 억류돼 추방됐다. 2012년에는 케네스배(미국) 선교사가 국가전복 혐의로 체포돼 만 2년 후 석방됐다. 한국 국적으로는 김정욱 선교사가 2013년 10월 밀입국 했다 억류됐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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