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회비 안 냈다고 졸업 때 학사모·가운 안 빌려줘..

2015. 3. 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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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대학들 동문회비 강제 징수 위해 '무리수'

해마다 항의 이어지지만 관행으로 굳어져

동문회 "납부율 저조해 어쩔 수 없어" 해명

대학 동문회가 사회생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던 시절이 있었다. 세상은 변했다. 요즘 졸업생 상당수는 "가입할 필요를 못 느낀다"며 꺼린다. 그래서 일부 대학은 동문회비를 내지 않은 졸업생에게는 학사모를 빌려주지 않는 '무리수'까지 둔다.

지난달 10일 열린 졸업식에서 중앙대 기계공학부 동문회는 가입비 5만원을 내지 않은 졸업생에겐 학사모 대여를 금지했다. 처음이 아니다. 해마다 항의가 이어졌지만 관행으로 굳은 지 오래다. 졸업생들은 동문회비를 내고서야 학사모를 받아든다. 억울한 일이라 생각한 한 졸업생이 최근 학내 온라인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고생하신 부모님께 학사모를 씌워드리기 위해 동문회비를 냈지만 권력 남용이다."

중앙대에 다니는 조아무개(22)씨는 2일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지 '끼워팔기식'으로 동문회 가입을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하지만 기계공학부 동문회는 자신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강제로 돈을 걷는 것은 인정하지만 동문회비 납부율이 저조해 동문회를 유지하려면 불가피하다"고 했다.

성공회대 역시 지난달 학위수여식에서 동문회비를 납부해야 졸업가운을 빌려줬다. 가운 대여는 총동문회가 주관했다. 지역 일부 대학들은 갓 입학한 신입생 등록금 고지서에 동문회비를 슬쩍 끼워넣었다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반강제적인 동문회비 징수 관행은 동문회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탓이 크다. 중앙대 총동문회 쪽은 "졸업생 중 30~50% 정도만 가입한다. 동문회에도 오래전 졸업한 대선배들만 나온다"고 했다.

가장 끈끈한 동문회로 알려진 고려대 교우회 역시 최근 들어 졸업생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추세다. 고려대 졸업생인 박아무개(29)씨는 "예전처럼 동문 출신을 우대하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딱히 동문회에 가입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했다. 같은 대학 졸업생인 김아무개(29)씨는 "그런 유의 집단주의가 싫다"고 했다.

박기용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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