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는 격퇴되고 있나

입력 2015. 2. 27. 20:00 수정 2015. 2. 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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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이 기로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최근 미군 쪽은 이슬람국가에 점령된 모술 탈환 작전을 오는 4~5월께 벌이겠다고 밝혀, 논란을 불렀다. 보안이 필요한 군사작전의 개요를 두 달 전에 미리 밝힌 것은 이슬람국가 내부의 동요를 부추기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연합군의 공습으로 이슬람국가가 위축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슬람국가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끈 터키 접경의 시리아 국경도시 코바니 전투에서 올해 들어 쿠르드 민병대에게 패퇴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은 지금까지 모두 3000차례의 공습으로 이슬람국가 대원 6000여명을 제거했다고 자평한다. 이슬람국가가 장악한 영역 5만5000㎢ 중 미미하나마 700㎢를 탈환했다고 한다. 이슬람국가의 위협을 받던 수도 바그다드와 그 주변은 이제 안전해졌다. 바이지, 사마라 등의 도시에서도 이슬람국가의 세력은 퇴조했다. 모술로 연결되는 이슬람국가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포위중이라고 한다. 6~18개월 안에 이슬람국가는 이라크 영토에서 축출된다는 것이 미군의 전망이다.

이슬람국가가 근거지인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세력 확산이 저지됐다는 점은 공통된 평가이다. 문제는 이를 정치적 성과로 끌어올릴 수 있냐이다. 전투의 우세가 전쟁의 향방을 유리하게 바꿀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국면이다.

이슬람국가 격퇴의 요체는 수니파 주민과 무장세력들을 분리해 내는 것이다. 그리고 수니파와 시아파의 정치적 화해를 이끌어 내야 한다. 사전에 이런 정치적인 정지작업이 없는 상황에서 이슬람국가를 군사적으로만 제거하려는 전술은 더 큰 재앙을 낳을 것이다. 여전히 시아파가 압도적인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 민병대를 동원한 이슬람국가 격퇴 작전은 이슬람국가 영역 내에 있는 수니파 주민의 공포를 부를 것이 분명하다. 수니파 주민들은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 민병대, 시아파 민병대들을 해방군이 아니라 점령군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수니파 주민들의 반감은 커지고 수니파 무장세력들을 더욱 이슬람국가 쪽으로 밀어넣는 효과가 예상된다.

현재 미국과 이라크 정부가 수니파 부족세력들과 정치적 화해를 모색하는 작업을 벌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이라크 정부 내에서 목소리가 큰 시아파 강경세력들은 수니파를 대표해서 협상에 나설 세력과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수니파와의 타협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다. 미군이 예고하는 오는 4~5월 공세는 '재앙적인 승리'로 귀결될 수 있다고 케네스 폴럭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뉴욕 타임스>에서 지적했다. 물론 그때까지 이라크 정부군이 이슬람국가를 제압할 능력을 갖출지도 의문이다.

이슬람국가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주춤하는 것은 사실이나, 올해 들어 밖으로 동조세력을 늘리며 확장하는 모양새가 보인다. 이집트 시나이 반도와 리비아는 대표적인 곳이다. 이슬람권 각국에서 이슬람국가를 지지한다는 단체들은 많았으나, 그 단체들이 현지 정세에 중요한 변수가 되는 세력으로 크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집트 정부군과 무장투쟁을 벌여오던 시나이 반도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의 상당 부분은 현재 이슬람국가의 깃발 아래 통합되고 있다. 특히 1700개 무장단체가 난립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내전을 벌이는 리비아는 이슬람국가가 발호할 최적의 공간이다. 이슬람국가라는 브랜드는 이슬람주의 무장세력 통합의 깃발이 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슬람국가와의 전쟁에 미 지상군을 제한적으로 투입하는 권한을 의회에 요청했다. 미 지상군의 투입을 한사코 거부하던 오바마 행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은 그만큼 전황의 변화를 반영한다. 올해 봄이 이슬람국가와의 전쟁에 전기가 될 것이다. 문제는 그 전기가 이슬람국가를 결정적으로 위축시킬 수도, 다시 비약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정의길 국제부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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