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치료 지원, 준비미흡으로 병원·약국·환자들 혼란

2015. 2. 27.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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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시스템 오류 잦고 매뉴얼 숙지안돼..복지부 "의료인 교육과 홍보 강화"

관리 시스템 오류 잦고 매뉴얼 숙지안돼...복지부 "의료인 교육과 홍보 강화"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지난 25일부터 일선 병·의원에서 건강보험의 지원으로 금연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에 현장에서 혼란이 잇따르고 있다.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시행 첫 날인 지난 25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2천900여 명이 의료기관을 통해 금연 치료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공단 관계자는 다만 "시행 첫날이라 의료인이 테스트를 위해 본인 인적사항으로 등록한 경우도 있을 수 있어 다소 허수가 있을 것"이라며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만큼 시간이 지나면 참여자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연치료 기관으로 등록한 의료기관은 지난 25일 기준 1만5천958곳으로, 전체 병·의원의 25%를 차지한다. 하루에 수백 개의 기관이 새로 등록하면서 참여기관이 빠르게 늘고 있다.

문제는 충분한 준비과정 없이 단기간에 제도가 도입된 탓에 곳곳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연치료 지원의 경우 아직 정식으로 건강보험 급여화한 것이 아니고 건보 재정 내에서 진료비와 치료비를 정해진 기준에 따라 지원하는 것이다 보니, 의료기관에서 기존에 급여 청구를 위해 사용하는 시스템과는 다른 별도의 건보공단 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

환자가 오면 의료기관은 건보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금연치료관리시스템'에 접속해 참여자의 기본 정보와 문진표, 진료 내역 등을 입력해야 하며, 처방전을 발행할 때에도 시스템에 입력해 공단에 지원금을 신청해야 한다.

새로 만들어진 시스템인데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설명회 등을 통해 충분히 사용방법을 알리지 않은 데다 시스템 자체도 불안정해 제대로 구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의 한 내과 원장은 "첫날 오전에 금연 참여자가 한 분 오셨는데 전산시스템에 계속 오류가 떠서 처방까지 30∼40분이 걸렸다"며 "그 이후 일단은 더이상 금연치료 예약을 잡지 않기로 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관리 시스템 구성도 허술하고 심지어 맞춤법 틀린 것도 있어 정부가 만든 시스템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한 의료인 커뮤니티에서도 "환자 두 분이 다녀가셨는데 매뉴얼이 아직 숙지 안된 상태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돌려보냈다"거나 "문진표를 뽑아놓고 금연치료 참여자가 오시면 어쩌나 벌벌 떨고 있다"는 등의 토로가 이어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금연치료 의료기관으로 등록해놓고도 실제로 금연치료를 하지 못하는 의료기관도 많은 실정이다.

약국에서도 혼란이 이어졌다. 약국 역시 금연치료관리시스템 상에서 처방전이나 상담확인서를 입력해 비용 신청을 해야 한다. 특히 금연치료의약품의 경우 현재 비급여의약품이기 때문에 약국마다 판매 가격도 제각각이어서 혼란을 더하고 있다.

부산의 한 약사는 "어제 오전에 두 분이 처방전을 들고 찾아오셨는데 전산시스템이 실행되지 않아 약을 드리지 못했다"며 "주변 약국들끼리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냐고 서로 묻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약사회 홈페이지에서 시스템 매뉴얼을 확인했지만 연령대가 다양한 약사들이 문서로 된 매뉴얼을 얼마나 숙지했을지 의문"이라며 "정부가 담뱃값 인상이 꼼수 증세라는 비판을 피하려고 부랴부랴 금연치료 지원을 시행하다보니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제도 시행 자체에 대한 일반 홍보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흡연자 최모(41)씨는 "금연치료 지원한다는 뉴스를 언뜻 본 것은 같은데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금연클리닉과는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며 "아예 보험이 적용되기까지 기다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건보공단 관계자는 "시스템 초기라 일부 불안정한 데다 의료기관 등에서 처음 쓰는 시스템이다보니 보안등급 차이 등의 문제가 있어 오류가 발생한 것 같다"며 "모니터링을 통해 계속 오류를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스템을 개발해 오픈하고, 책자를 만들어 의료기관에 배포하는 등 촉박한 일정으로 진행됐다"며 "이른 시일 내에 정착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양질의 금연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단체와 협의해 내달부터 의료인 교육을 추진할 것"이라며 "흡연자에 대한 참여방법, 사업 내용 등의 홍보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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