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수록 받는 혜택보다 조세부담 커져.. 세대 갈등 불보듯

강아름 2015. 2. 24.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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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살림, 새 틀을 짜자] 재정악화 지속되면

나라가 빚을 진다고 누구나 '평등하게' 어려운 건 아니다. 세금 부담이 얼마나 되고, 국가에서 받을 혜택이 어느 정도 되는지 비교 가능한 '순조세부담액'(조세부담에서 정부로부터 받는 수입을 뺀 금액)을 살펴보면 나이대별로 희비가 명확히 갈린다.

2012년 기준 신생아는 평생 내야 할 세금이 국가로부터 받는 혜택보다 3억4,000만원이나 많은 반면, 60세 이상은 '순 혜택'이 8,000만원 이상이다. "한국의 재정구조가 젊은 세대에게 불리하게 짜여져 있다"(국회예산정책처)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앞으로 재정 상태가 점점 더 악화되는 경우 이런 격차는 더욱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30년 정점(5,216만명)을 찍고 계속 내리막을 걷는 반면, 65세 이상 노년층 인구는 갈수록 늘어나면서 2060년에는 현재(665만명)보다 3배 가량 늘어난 1,827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그만큼 젊은층이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재정 악화 문제를 어떻게 풀지 그 해법을 놓고도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는 것 역시 그만큼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가 많다는 방증이다. 결국 이대로 둔다면 젊은층과 노년층의 세대간 갈등이 점점 더 증폭되고, 향후 세금을 늘리거나 복지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폭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증세와 복지의 본질적 문제는 결국 저성장 국면에서 한정된 자원을 노년층과 젊은층이 어떻게 나누느냐다" 라며 "이대로 두면 세대 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급식, 보육, 기초연금 등을 단순히 '무상'이냐 '유상'이냐의 관점에서 접근하지 말고, 세대별 자원분배, 미래를 위한 투자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권규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임금피크제와 연동된 정년 연장 등을 통해 노후생활을 보장하면 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고 과감한 규제합리화는 투자 활성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기회에 부자와 서민, 즉 계층 간 과세 갈등도 풀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병구 인하대 교수는 "우리는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저성장 등 총체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부자와 서민, 중산층 등 계층 간에 더 걷히고 덜 걷히는 부분이 없는지 그 틈새를 잘 찾아 메워야 한다"고 밝혔다.

강아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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