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오는 5월 방러' 확실시..속 타는 중국

김명주 2015. 1. 2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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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5월 러시아 방문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러시아가 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김정은을 초청한 것이다. 김정은이 5월 이전에 중국을 방문하지 않을 경우 북한 최고통치자로서 중국보다 러시아를 먼저 방문하는 첫 사례가 된다.

지난해 초 이후 북중 고위급 접촉이 사실상 끊긴 만큼 김정은이 5월 이전에 중국을 먼저 방문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에선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이 초청된 러시아 승전 행사에 참가한다. 시 주석은 자국이나 북한이 아닌 제3국에서 김정은을 처음 만나게 되는 것이다. 러시아 승전 행사에서 김정은은 외신들의 큰 관심을 받게 될 것이다. 북한 최고통치자가 처음으로 다자 정상이 참석하는 세계 외교 무대에 등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자칫 행사의 들러리가 될 수도 있다.

● 중국, '김정은 방러' 겉으론 긍정 평가..속내는?

중국 외교부는 지난 주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북·러 양국의 교류·왕래가 지역의 평화·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북한과 러시아가 모두 중국의 우호 국가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렇다면 중국이 진정으로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을 반기는 것일까?

중국과 러시아 양국은 올해 5월과 9월 각각 러시아와 중국에서 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행사를 공동으로 개최한다. 푸틴 대통령도 9월에 중국 승전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가스전 협력 등으로 인해 양국 관계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시 주석이 취임 이후 가장 먼저 방문한 나라도 러시아였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소식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중국 입장에서는 심기가 불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입장에서 푸틴 대통령이 깔아놓은 밥상에 숟가락을 얹는 격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국제 사회와의 관계를 증진하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은 중국의 진짜 속내와 다르다는 것이다.

● 북-중, 연초부터 관계 개선 움직임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전반적인 정황으로 볼 때 북중 관계 개선의 필요성이 상당히 증대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 입장에서는 항상 중국이 필요하고, 중국도 지금까지 북한을 지렛대 삼아 동북아 외교 무대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5월 러시아 방문은 중국의 애를 태우기에 충분한 사안이다.

북중 양국이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는 움직임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중국 당국은 김정일 사망 3주기 때 당 서열 5위인 류윈샨 상무위원을 주중 북한대사관에 보내 조문을 하도록 했다. 주중 북한대사관은 류윈샨 상무위원의 조문을 위해 다른 외국 사절들과 달리 특별히 시간을 할애했다는 후문이다. 중국은 지난 8일 생일을 맞은 김정은에 처음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공문에 양측의 우호 관계를 나타내는 '16자 방침'을 부활시켰다. 북중 관계 개선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충분한 내용이었다.

지난해 초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북한 방문 이후 북중 양국간의 고위급 교류는 아직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다.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으로 다급해진 중국이 김정은을 먼저 중국으로 초청할 수도 있다. 김정은이 오는 4월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리는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반둥회의) 개최 60주년' 행사에 참석해 세계 외교 무대에 데뷰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대북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다자 외교 무대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을 잘 아는 중국이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다.

김정은이 중국을 먼저 전격 방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김명주기자 (sil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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