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의1로 압축해도 성능 유지되는 그래핀축전지 개발
성균관대 박호석 교수, 고분자·그래핀 에어로젤 전극 개발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전도성 탄소화합물 그래핀과 고분자 물질을 이용해 스펀지 같은 전극소재를 개발해 부피를 10분의 1로 압축해도 성능이 유지되는 그래핀 축전지를 만들었다.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박호석 교수팀은 1일 수용성 고분자인 폴리비닐알코올과 그래핀을 결합해 내부에 기공이 아주 많은 그래핀 에어로젤 전극소재를 개발, 10분의1로 압축하거나 구부려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축전지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해 12월 재료분야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뒤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6각형으로 결합, 원자 한 층 두께의 2차원 벌집 구조를 이루는 물질로 유연성과 전기전도성이 좋아 미래 전자소자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이용해 고용량, 고속충전 축전지를 개발하는 연구가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으나 극한 상황에서 에너지를 공급하려면 소자를 압축해야 하는데 기존 그래핀 축전지는 30%만 압축하면 내부 구조가 깨져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물에 녹는 고분자인 폴리비닐알코올과 그래핀을 용액 상태에서 화학반응 시켜 내부에 기공이 많아 압축성이 우수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그래핀 에어로젤 전극소재를 개발했다.
인류가 개발한 가장 가벼운 고체로 불리는 에어로젤은 나노다공성 소재로 90∼99.9%가 공기로 이루어져 있고 내부에 100나노미터(㎚=10억분의1m)보다 작은 기공들이 3차원 그물망 형태를 이루고 있다.
그래핀 사이에 폴리비닐알코올이 엉킨 실과 같은 형태로 결합해 있어 외부에서 압력을 가해 압축해도 그래핀 에어로젤 내부의 기공들이 뭉치거나 그래핀 구조가 손상되는 것을 막아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그래핀 에어로젤 소재로 축전지를 만든 결과 10분의 1로 압축했을 때 같은 부피의 기존 그래핀 축전지와 비슷한 성능을 보였고 1천번 이상 압축·복원을 반복해도 성능이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호석 교수는 "그래핀 에어로젤 전극소재는 압축성과 유연성이 뛰어나고 형태를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어 부피와 무게 한계로 기존 축전지로는 개발하기 어려웠던 전기자동차, 모바일기기, 우주선 등의 에너지 저장장치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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