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때로 되돌아간 '실물경기'.. 잇단 '경고음'

조해동기자 입력 2015. 1. 30. 11:56 수정 2015. 1. 3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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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산업동향 등 국내 경기 금융위기직후인 2009년 수준

저물가 속 성장모멘텀도 추락 일본식 디플레이션 우려 커져기재부는"1분기 회복세 확대" 민간기관과 동떨어진 전망에 "정부 경기인식 안이해" 비판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14년 산업활동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국내 경기는 전체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물 경기가 최악이었던 2009년 수준으로 뒷걸음질 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광공업과 서비스업 등을 포함한 전산업생산 증가율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고, 광공업 생산·출하·재고 증가율과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모두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계에서 "국내 경기가 회복의 빛을 찾기는커녕 아직도 캄캄한 어둠 속을 헤매고 있다"는 자탄이 나오는 이유다. 저(低)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성장 모멘텀(계기)까지 떨어지면서 일본식 디플레이션(장기적인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에는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나갈 추진력이 크게 상실됐음을 알 수 있다. 생산 증가율이 크게 추락했을 뿐만 아니라 소매판매, 설비투자 등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2013년 0.8%에서 지난해 1.6%로 소폭 늘었고, 설비투자 증가율도 2013년 -1.3%에서 지난해 4.6%로 다소 개선됐지만 경기 회복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전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9% 증가하고, 소매판매(2.2%)와 설비투자(1.7%) 등도 증가세를 기록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3포인트,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 12월 자동차 파업 종료 등이 반영된 일시적인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정부나 한국은행의 기대대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형태가 되지 않을 경우, 하반기에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야 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의 경기에 대한 안이한 인식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이날 '산업활동 동향 및 평가' 자료를 통해 "올 1분기에는 소비·투자 등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확대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정부가 향후 경기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을 경우 소비 심리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가급적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려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경기에 대한 인식이 민간 경제예측기관들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지난해 전산업생산 증가율이 1.1%로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로 추락한 사실은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저성장 구조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난해 12월에는 자동차 파업이 끝난 효과로 전산업생산 증가율이 예상보다 높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이기 때문에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고 계속 정체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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