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엔씨 결투, 1년전 예견된 전쟁?

박나영 2015. 1. 2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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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프로젝트 '마비노기2' 실패, 작년 1월 팀 해체…넥슨 개발팀, 엔씨 건물에서 나온 후 다른 협업 없어김정주·김택진 대표 다음달 경영권 분쟁 합의 시도할 듯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분 전쟁'에 돌입한 지 사흘째인 29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오전 9시13분 현재 20만9500원으로 전일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20만원을 웃돌고 있다. 전날에는 가격 제한 폭(14.81%)까지 오른 21만70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1년여 만에 20만원대로 회복했다. 경영권 다툼으로 양사 간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이지만 김정주 대표와 김택진 대표는 전일 하루 동안 각각 925억원(지분 15.08%), 612억원(9.9%)을 벌었다. 이에 대해 양사 관계자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주가는 장기적으로 봐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넥슨과 엔씨소프트간 경영권 분쟁의 향배는 크게 두 갈래다. 첫째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것이고, 둘째는 엔씨소프트가 넥슨 주식을 매입해 경영권을 사수하는 시나리오다. 어느 쪽이냐는 김정주 대표와 김택진 대표 사이의 대화와 합의 시도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김정주 대표는 다음 달 초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둘의 대화나 만남은 엔씨소프트의 3월 주주총회에 대비해 넥슨이 주주로서 '이사회 선임 관련 주주제안'을 내야 하는 2월14일 이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경영권 분쟁이 이미 1년 전 예견됐던 것으로 보고 있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공동 프로젝트 '마비노기2'가 실패한 시점이다. 김택진 대표가 엔씨소프트 지분 14.68%(8045억원)를 넥슨에 넘길 당시 목표로 했던 미국 대형 게임업체 EA 인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양사는 2012년 11월 본격 협업에 돌입했다.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의'마비노기2' 개발팀 170명이 엔씨소프트 건물에 파견돼 개발을 진행했다.

그러나 불과 14개월 만인 2014년 1월 협업 실패를 선언하면서 마비노기2 개발팀은 해체됐고 넥슨 개발팀도 복귀했다. 이후 양사 간 협업이 없었다는 점에서 그때 이미 양사는 갈등의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1년 넘게 엔씨소프트의 노하우, 프로세스, 검토과정 등을 지원하며 협업을 시도했으나 양사 기업문화와 철학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확인한 시간이었다"며 "이후 일체의 협업시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마비노기2 이후 여러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협업이 중단된 이후 넥슨의 행보는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엔씨소프트 지분 0.38%를 추가 매입하면서 총지분 15% 이상을 확보해 인수가 가능한 발판을 마련했고, 12월 공정위에서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나자 지난 27일 드디어 '경영 참여'를 선언한 것이다. 김정주 대표의 이 같은 결정에는 8000억원의 투자 성과가 없는 것을 2년 반 이상 지켜본 이사회의 압박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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