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흑돼지 천연기념물 되는데.. 식탁엔 계속 오릅니다

김남중 기자 2015. 1. 27.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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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지정 예고.. 순수 혈통 260여 마리 한정 6만∼8만 마리는 식용 가능

'똥돼지'라고도 부르는 '제주 흑돼지'가 천연기념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제주 흑돼지를 국가지정문화재 중 하나인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제주 흑돼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마(1986년 지정) 제주흑우(2013년)에 이어 세 번째 가축 천연기념물을 보유하게 된다.

문화재청은 "3세기 중국 기록인 '삼국지' 위지 동이전이나 18세기 조선 후기 '성호사설' 등 고문헌에 제주지역에서 흑돼지를 길렀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을 정도로 제주 흑돼지는 제주도의 유서 깊은 토종 가축"이라며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 흑돼지는 육지와 격리된 제주도의 지역적 여건상 고유의 유전적 특성을 간직하고 있다. 외형상으로도 육지 흑돼지는 귀가 크고 앞으로 뻗은 데 반해, 제주 흑돼지는 귀가 작고 위로 뻗어 있다. 또 체질이 튼튼하고 질병에도 강하다.

제주 흑돼지는 제주지역의 생활, 민속, 의식주, 신앙 등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지녀 왔다. 제주도에서는 예로부터 돌담을 둘러 터를 잡고 변소에 돼지를 함께 두어 길렀다. 이것이 제주도 특유의 화장실인 '돗통'이고, 여기서 기른 돼지를 '똥돼지'라는 속칭으로 불렀다. 돼지고기는 제주도의 혼례와 상례에 항상 올랐으며 돗수애(돼지순대), 돔베고기(돼지수육), 돗새끼회(암퇘지 자궁 속의 새끼돼지로 만든 회) 등 여러 향토음식을 낳았다.

현재 제주도 내에는 6만∼8만 마리의 흑돼지가 사육되고 있는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는 건 제주 축산진흥원 내에서 사육 중인 260여 마리에 한정된다. 따라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개체를 제외한 나머지 흑돼지는 지금처럼 먹을 수 있다.

제주축산진흥원은 외국에서 도입된 개량종과의 교잡으로 순수 제주 흑돼지의 개체 수가 급감하고 절종 위기에 처하자 1986년 우도 등 도서벽지에서 재래종 5마리를 확보, 순수 혈통의 제주 흑돼지를 사육하고 관리해 왔다. 제주 농가에서 사육하는 흑돼지들은 제주축산진흥원이 분양한 제주 흑돼지를 원종자로 '제주흑돈' '제주맛돈' 등으로 품종 개량한 종이다.

제주도는 2014년 10월 문화재청에 제주 흑돼지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신청했다. 문화재청은 이번 천연기념물 지정을 통해 제주 흑돼지의 혈통이 더욱 안정적으로 보존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재래 가축으로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경우는 진도의 진돗개를 비롯해 경산 삽살개, 연산 화악리의 오계, 제주의 제주마와 흑우, 경주개 동경이 등 총 6종이 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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