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들 삶 다룬 역사의 증거 될 영화 만들 것"

최연진 2015. 1. 26.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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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감독의 '귀향'

클라우드 펀딩 2억 훌쩍 넘어서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들의 후원으로 제작비를 마련하는 영화 '귀향'의 조정래(오른쪾) 감독과 주연배우 최리씨.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통해 사연을 접하고 한 푼 두 푼 보태서 필요한 경비를 마련하는 클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되는 영화가 있다. 다음카카오가 뉴스펀딩이라는 이름으로 제작비를 마련하는 '귀향'(鬼鄕)이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귀향'의 클라우드 펀딩은 25일 2억3,600만원을 넘어서며 뉴스펀딩 사상 최고 액수를 기록했다. 이 작품은 우리 영화 사상 처음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다뤘다. 조정래(42) 감독은 강일출 김순덕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나보고 2002년부터 영화화를 결심했다. 그는 "광복 70주년인 올해 꼭 개봉하고 싶다"며 "광복절까지 촬영을 끝내면 가을에 개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위안부 할머니라는 표현에 가려 실감하지 못했는데, 당시 끌려간 피해자들은 평균 나이가 16세에 불과한 소녀들이어서 충격적"이라며 "살아 돌아오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를 바로 알리고 싶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그는 이 충격을 고스란히 영상으로 표현할 생각이다. 당시 어린 소녀들이 부모와 생이별해 고초를 겪게 되는 과정을 어린 배우들을 기용해 보여준다.

주연을 맡은 여배우 최리(20)는 중앙대 한국무용학과 2학년생으로, 머나먼 곳으로 끌려가학살 당하다시피 한 피해자들의 혼령을 고향으로 부르는 무녀 역을 맡았다. 원혼을 고향으로 부른다는 뜻의 제목도 여기서 나왔다. 최 씨는 "시나리오로 알게 된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이 끔찍하고 가슴 아파 어떻게든 연기로 알리고 싶었다"며 "대학 입시도 살풀이 춤으로 보고 판소리도 공부해 무녀 역할이 낯설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네티즌들만 조 감독의 열정에 호응한 것이 아니다. 가수 김장훈과 배우 오정해는 뉴스펀딩 후원자들을 위해 28일 감사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조 감독은 "우선 제작비 3억원을 모으면 경기 포천에서 세트 촬영을 할 수 있다"며 "기업들도 후원 문의를 많이 하는 만큼 총 제작비 25억원을 마련하면 중국 베이징에서 현지 촬영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역사의 증거가 될 영화를 만들겠다"며 "이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 뿐 아니라 국민들 가슴에 응어리진 원통한 마음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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