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10주년, 무도빠도 이제 어른이 됐구나[연예산책]

2015. 1. 2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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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손남원의 연예산책]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세상이 지금보다 훨씬 더 느리게 흐르던 옛날 옛분들 말씀이다. 초치기를 얘기하는 21세기, 하루살이도 오래 사는 거라는 TV 예능 경쟁에서 10년을 한결같이 버틴 프로가 있다. 딱, 하나다. 더도덜도 말고 '무한도전'이다. 메인MC 유재석을 '유느님'으로 부르며 김태호 PD를 하늘처럼 따르고 '무한도전' 어록까지 되새기는 이른바 초창기'무도빠'(무한도전 팬덤)들도 어느덧 어른이 됐다.

유재석은 24일 '무한도전' 10주년 첫 녹화에서 멤버들에게 "우린 (나이가 많아)죽지마라가 아니라 빠지지마야. 2015년에는 더이상 드릴 사과도 없다. 죄송해서"라고 했다. 겉으로 잘 나가는 '무한도전'이 속으론 늘 위기 의식을 갖고 살아온 속내를 밝힌 것이다. 지난 해에도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랐고 결국 노홍철의 하차로 지금은 5인 체제다.

역설적으로 '무한도전' 위기론은 '무한도전'을 깨우는 아드레날린 주사다. 이날 유재석의 말대로 '무한도전' 출연 및 제작진은 지난 10년 동안 온갖 위기상황에 맞서며 대처법을 배웠다. 다른 예능 프로가 한 방에 무너질 사건사고라도 '무한도전'은 시청자들에게 즉각 진심어린 사과로 머리를 조아리고 사태를 수습했다.

10, 20대 부터 토요일 오후 시간마다 본방을 사수했던 고정 팬들의 지지와 성원도 '무한도전'이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 힘으로 작용했다. 이들의 전폭적인 믿음이 없었다면 과연 오늘의 '무한도전'이 있기나 했을까? 천만에 말씀이다. 그들은 이제 어엿한 가장들이 됐고 그 자녀들과 '무한도전'을 함께 보며 웃고 있다. 세대를 이어가는 예능 프로의 싹이 대한민국에서도 '무도'라는 이름으로 피기 시작한 셈이다.

김태호 PD는 위기론이 터질 때마다 "'무한도전'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늘 위기였다"는 반어법으로 일부 비난 여론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그렇다면 왜 MBC의 장수 예능이자 간판 프로인 '무한도전'이 수시로 위기론에 시달리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걸까.

무엇보다 첫째 이유는 '무한도전'이 갖는 국내 예능 프로로서의 상징성과 무게 때문이다. '인기가 없으면 안티도 없다'는 요즘 인터넷 속설이 이를 방증한다. '무한도전'은 한때 전국 시청률 30%를 넘나들며 예능 선두를 질주했고 최근 예능의 대세인 리얼 버라이어티 방식을 국내에 처음 전파한 원조 프로다.

당연히 고정 팬이 많고 이들의 '무한도전'에 대한 강한 충성도 역시 다른 반짝 인기 프로들에 비할바가 아니다. '무한도전'의 인기와 재미가 예전만 훨씬 못하다며 위기론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두 자릿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했던 배경이다.

둘째는 예전보다 지상파 TV의 시청률 파이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무한도전' 고정팬들의 결속력은 조금도 약해지지 않았다. 현재의 '무한도전'이 10%를 시청률 저지선으로 받쳐주는 확실한 고정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장수 예능으로 거듭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셋째 매 특집마다 컨셉과 전개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레슬링 특집' 등에서는 장년층을 포함한 전 세대가 감동하는 소재로 열기를 불태웠다. 프로그램 출발 때부터의 '무모한' 실험정신으로 젊은 시청자의 시선을 계속 사로잡으면서 중 장년들도 고개를 끄덕이고 웃을수 있는 소재와 포맷을 계속 선보이는 중이다.

가장 최근의 예로 '토토가'를 들 수 있다. 노홍철 하차에 따른 위기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을 때 '무도' 멤버들은 '토토가'를 내놓았고 대한민국 사회를 복고풍으로 뒤흔들었다. '토토가'는 연예계 관계자 모두에게 새삼 '무한도전'의 저력을 깨닫게 했다. 심지어 유재석도 "'토토가'가 이정도가 될 지 몰랐다. 요즘도 이런 시청률(순간 최고 시청률 35.9%로 언급)이 나올 지 몰랐다"라고 고백했다.

결국 10년 '무한도전'의 영광은 TV 예능 소재와 포맷에서 끊임없이 실험하고 도전하는 '무한도전' 김태호 PD의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편한 자리와 안전한 구도에 안주하기 보다는 새로운 자극을 찾아 계속 도전장을 내미는 국내 리얼 버라이어티쇼 원조 연출자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무도빠라는 애칭의 고정팬들이 끊임없이 열광하는 게 그 때문아닐까 싶다.[엔터테인먼트 국장]mcgwire@osen.co.kr<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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