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백화점 모녀..경찰 수사 "안하나 못하나"

박준철 기자 2015. 1. 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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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지난달 27일 발생한 백화점 모녀 '갑질' 수사가 지지부진하다.

무릎을 끓었던 주차 아르바이트생 4명은 피해 진술을 모두 받았지만 피의자 신분인 50대 어머니는 개인 사정으로 10일 넘게 출두를 미루고 있다. 때문에 경찰이 '모녀'의 편의를 봐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 부천원미경찰서는 백화점 모녀가 조만간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모녀 수사는 비공개이며, 언제 출두 할지 알려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모녀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출두를 미루고 있으며, 이번 사건은 강제수사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백화점 모녀가 고의적으로 3차례 이상 출두를 미룰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할 수도 있지만, 모녀 수사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땅콩 회항'이나 인천 어린이 집 보육교사 폭행사건은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하지만 갑질 소동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백화점 모녀 수사는 50대 어머니가 출두를 미루면서 늦어지고 있다.

시민단체는 지난 5일 "백화점 모녀가 주차 알바생들을 무릎 끓게 하는 등 폭행을 했다"며 고발장을 경찰에 접수했다. 경찰은 다음날 모녀 앞에서 무릎을 끓린 주차 알바 3명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주차 알바생들은 폭행을 당했다며 모녀의 처벌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모녀 중 50대 어머니가 알바생을 밀쳐 폭행을 행사했다며 지난 7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고, 지난 10일 이후 모녀가 경찰에 출두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지난 13일 모녀 앞에서 무릎 끓려 주차 알바를 그만 둔 주차알바생(21)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어느 백화점 VIP의 횡포'라는 글을 올린 알바생의 누나도 조사했다.

하지만 피의자인 50대 어머니는 이날까지도 경찰에 출두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모녀 앞에서 무릎 끓리고 폭행을 당한 주차 알바생들은 조사해 놓고, 개인적인 사정 등으로 10일째 출두를 미루는 모녀는 강제 수사 상황이 아니라며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경찰은 특히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수사임에도 비공개 수사에다 모녀의 성과 나이, 주소지 등도 알려 줄 수 없다는 등 철저한 보안을 지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녀와 통화는 되고 있으며 모녀의 거주지도 경찰서와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측도 모녀는 현대백화점 VIP 고객이 아니며, 현대백화점 고위층과 관계없는 인물이라고만 할뿐 말을 아끼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갑(甲)질로 국민적 공분을 산 모녀 수사에 대해 경찰이 조사를 미루는 것은 선뜻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백화점 모녀 갑질 소동은 지난달 27일 오후 3시30분쯤 현대백화점 지하 4층 주차장에서 50대 여성(어머니)이 자신의 차량에 시동을 건채 쇼핑 중인 딸을 기다리다 주차알바가 차량을 한 대 더 주차할 수 있도록 이동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여성이 거부하자 주차 알바는 차량 뒤에서 허공에 주먹질을 했고, 이를 본 모녀가 분노해 주차알바 4명을 불러 무릎을 꿇게하고 폭언을 했다는 것이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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