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오물 더미 속에서 발견된 아이들과 유골..'악마 부모'

박병일 기자 2014. 12. 2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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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8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블랙 스톤이라는 작은 소도시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위 사진에 나오는 집에서 살던 13살 소녀는 이웃집 친구와 함께 앞 마당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집 안에서 아기 울음 소리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 이웃집 친구는 곧장 엄마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아기 울음 소리를 그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엄마는 당연히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물었겠지요. "옆집 친구와 노는데 안에서 아기 울음 소리가 그치질 않아. 시끄러워 죽겠어."

이웃집 엄마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왕래가 없던 이웃이기는 했지만 그 집에는 아이라고는 13살 소녀와 10살 소년만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애기 소리가 난다니 말입니다. 아들 손을 잡고 그 집으로 향했습니다. 가끔 얼굴이나 마주치는 이웃집에 불쑥 찾아가기가 그랬지만 아들 말대로 그 집에서는 깨질 듯한 아기 울음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문을 노크했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문 손잡이를 돌렸더니 그냥 열리는 것이었습니다. 컴컴한 집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이 이웃집 엄마는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집안은 몇 달 동안 청소 한번 하지 않았는지 여기저기 쓰레기가 널려 있었고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아기 소리가 나는 2층으로 조심스럽게 올라갔습니다. 2층 계단 바닥과 벽에는 배설물 찌꺼기가 묻어 있었고 2층 마루 바닥 역시 여기저기 오물 천지였습니다. 2층에는 방이 3개 있었는데, 방마다 빈 플라스틱 병과 빈 종이상자 등이 배설물과 뒤엉킨 채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세 방 가운데 한 곳에서는 놀랍게도 3살짜리 소녀와 여섯 달 된 갓난 아기가 오물 더미 속에 누워 있었습니다.

"3살짜리 애는 배설물 위를 뒹굴고 다녔는지 온 몸에 배설물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어요. 벽에는 여기 저기 배설물이 칠해져 있었고, 바닥에는 애기 배설물이 잔뜩 든 기저귀들이 한 30센티 높이까지 쌓여 있었어요. 어떻게 그런 곳에 애들이 살고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돼요." 놀란 이 이웃집 엄마는 곧바로 뛰어 내려와 9.11에 신고했습니다. 곧바로 구조대와 함께 경찰이 도착했습니다. 경찰 역시도 2층에 올라가보고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선, 두 아이를 오물 더미 속에서 '구조'해 낸 뒤 찬찬히 집 안을 둘러봤습니다. "그야말로 쓰레기 하치장인줄 알았어요. 2층 방 2개가 아이 방이었는데 배설물과 각종 오물 그리고 쓰레기가 거의 무릎 높이까지 쌓여 있었어요. 과연 사람이 사는 집인가 싶었죠."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집을 수색하던 경찰은 끔찍한 발견에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선, 방 세 곳 가운데 한 방의 옷장에 있던 배낭 (backpack)에서 숨진 영아가 발견됐습니다. 배꼽에는 태반이 길게 붙은 채로 쓰레기와 함께 배낭 맨 아래 부분에 놓여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옷장 안에는 또 다른 아기의 유골과 함께 죽은 개의 사체도 들어 있었습니다. 다른 방에 있던 옷장에서도 죽은 아기의 유골이 발견됐습니다. 그러니까, 두 방에 있던 두 개의 옷장에서 숨진 아기의 유골이나 시신이 3구나 발견된 겁니다. 그것도 개의 사체와 각종 쓰레기로 뒤덮인 채 말입니다.

경찰은 곧바로 아이들의 엄마인 31살 에리카 머레이를 체포했습니다. 머레이는 영아 살인과 유기 등 9가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집에서 머레이는 13살 딸과 10살 아들, 그리고 3살과 여섯 달 된 딸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옷장 안에 영아 시신 3구를 방치한 채 말입니다. 머레이는 경찰 조사에서 밀포드 병원에서 아이들을 낳는데 모두 숨진 채로 출산해 옷장에 넣어놨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밀포드 병원에 확인한 결과 모두 거짓말이었습니다. "그녀는 세 아기 가운데 두 아기는 자기 집 화장실에서 출산했습니다. 살해 혐의를 벗기 위해 병원에서 사산했다고 거짓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의 설명입니다.

경찰은 또, 머레이의 남자친구 38살 레이먼 리베라를 체포했습니다. 장학금을 받고 대학까지 졸업한 리베라는 머레이와 오랫동안 사귀어 왔는데, DNA 검사 결과 숨진 영아 3명을 포함해 7명 아이들의 아버지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처음에는 리베라의 혐의를 정확히 적용하기 어려워 일단 '마약 소지' 혐의 (리베라는 체포 당시 인근 모텔에서 장기 투숙하던 상태였습니다)로 체포했는데, 조사 결과, 이 집에서 머레이와 관계를 가지면서 바로 옆 방에서 3살짜리와 여덟 달 된 애들이 울고불고 하는데도 그냥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리베라는 모두 7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데 법정에서 검사가 혐의를 읽어 내려가자 소리 내 울면서 무죄를 주장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아이들 엄마 머레이는 현재 웨스턴 매사추세츠 여성 교화센터에 수감돼 있으며 오는 29일 재판을 받을 예정입니다. 혐의가 인정되면 죽을 때까지 감옥에서 지내야 합니다. 남자 친구 리베라는 보석금 10만 달러 (1억 원)을 내고 구금은 면했지만 다음달 14일 법정에 출두해 심리를 받아야 합니다. 역시 혐의가 인정되면 중형을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법원 기록을 보면, 여섯 달 된 아기는 온 몸에 물집이 나 있었고 3살 소녀는 계속해서 방문과 벽을 손과 머리로 마구 두들겼던 것으로 적혀 있습니다. 검찰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머레이의 침실은 이 두 아이들이 갇혀 있던 방에서 15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아기가 너무 심하게 울 때는 머레이와 남자친구인 리베라는 아기 방에 가서 아기를 달래 재운 뒤 그곳에서 관계를 갖기도 했어요." 검찰의 말대로라면 아이 엄마와 그 남자친구는 그야말로 사람의 탈을 쓴 짐승이라고 밖에 할 수 없어 보입니다.

경찰이 발견한 3살 소녀와 여섯 달 된 아기의 건강 상태는 어떨까요? 두 아이의 치료를 맡은 전문의 브래들리 박사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봐왔던 어떤 경우도 이보다 더 심한 학대는 없었던 것 같아요. 3살 소녀는 근육이 아예 형성돼 있지 않습니다. 말도 못하고 걸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근육이 아예 없다 보니 대소변을 참지도 못합니다. 평생을 저렇게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6달짜리 아기 역시도 남은 평생을 침대에 누워서 살아야 합니다."

박병일 기자 cokkir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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