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저소득층 20대 '주거 격차' 더 벌어져

조미덥 기자 2014. 12. 1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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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에 월세까지 내는 20대10~20년 뒤 주택 구입 의문"

주택시장에 처음 진입한 20대 젊은층의 주거여건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임금에 매달 수십만원의 월세까지 부담하는 20대가 추후 자가주택을 구입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19일 국토연구원이 '서민임차가구의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20대가 국토교통부에 신고한 아파트 전세보증금의 평균은 1억1940만원으로 아파트 월세보증금(3079만원)의 4배에 달했다. 아파트가 아닌 일반주택의 월세보증금(1738만원)과는 6.9배 차이가 났다. 2011년엔 각각 3.4배, 5.4배였는데, 3년 만에 전세와 월세 보증금의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이다. 20대가 부담하는 월세는 아파트인 경우 평균 44만원, 아파트가 아닌 경우 평균 35만원이었다. 20대는 경제생활을 시작하지 않았거나 갓 시작했기 때문에 억대가 넘는 아파트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주택시장의 출발점에서부터 부잣집 자녀들은 부모의 여유자금을 보태 아파트 전세를 구하고 월세를 아껴 주택자금을 모을 수 있지만, 가난한 집 자녀들은 고임금 일자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매달 수십만원의 월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 최근 전세 중에서도 보증금 5000만원 이하의 소액 전세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모아둔 돈이 부족한 젊은층이 월세로 시작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미선 국토연구원 미래전략전담반장은 "단순히 출발점이 다른 게 아니라 이런 상황이 10~20년 누적됐을 때, 보증금 1000만원의 월세로 시작한 젊은층이 자가주택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그들이 주택구입 여력이 없으면 자가주택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취업준비생에게 월세 대출을 해주고, 보증금을 보증해주는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앞으로 생애주기에 맞춰 2030세대의 주택시장 진입을 돕는 정책을 더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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