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감에 떠나고.. 실세로 남아있고.. 흩어진 대선 공신들

이도형 기자 입력 2014. 12. 19. 19:37 수정 2014. 12. 1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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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에 참여했던 김종인·이상돈"공약 다 사라졌다".. 등돌리며 비판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대선 승리 두 돌을 맞았다. 지난 2년 동안 '박근혜의 사람'들은 흩어졌다. 일부 대선 공신은 박 대통령에게 실망감을 표하며 등을 돌렸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남아 현 정부의 국정운영을 주도하는 권력 실세와는 대조적이다.

대선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고 평가받는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대선 승리 2주년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할 얘기가 없다"고 언급을 피했다. 불편한 심기가 엿보였다. 김 전 위원장은 '경제민주화'의 상징적 존재로 박 대통령이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공들여 영입한 인재다. 김 전 위원장과 함께 비대위에 참여했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도 통화에서 "공약은 다 사라지고 참여한 사람들은 허무하게 됐다"며 "대대적인 쇄신을 하지 않으면 정권이 잘못 가는 것은 뻔하지만 (쇄신은) 하기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두 사람은 박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온 대표적 인물이다.

대선에서 총괄선대본부장으로 활약한 김무성 대표는 박 대통령과 '불안한 동거'를 이어가며 친박(친박근혜)계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월 당 대표에 취임하면서 "할 말은 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중국 방문 중 개헌론을 꺼냈다가 청와대의 강한 반발을 겪은 뒤 적극 '협력모드'로 돌아섰다. 김 대표 언행은 표면적으로는 협조적이지만 물밑에서는 미묘하다. 그는 이날 서울 사당동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도시락 배달봉사에 나섰다. 그는 "2년을 돌이켜 보며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았다. 겸허한 마음으로 반성을 하고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을 내정한 것도 김 대표 의중을 아리송하게 만든다. 박 이사장은 2005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이 세종시 건설에 찬성하자 강력 반대하며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놓은 바 있다.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꾸준히 유지되는 이들도 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박 대통령의 '경제멘토'로 불리며 대선과정에서부터 공약 총괄 실무를 담당한 최측근이다. 그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고용복지분야 분과위원을 맡았다. 대선과정 '후보의 입'으로 전면에서 전투를 치른 이정현 의원은 청와대 1기 정무수석과 2기 홍보수석으로 발탁되며 '핵심실세'로 군림했다.

대선과정에는 전면에 나서지 않았지만 이후 현 정부의 실세로 올라선 사례도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선 과정에서 '친박계' 퇴진 요구의 책임을 지고 후보비서실장직을 사퇴했지만 대선 후 원내대표에 이어 경제부총리를 맡았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도 대선과정 중 후보나 캠프 주위에서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8월 비서실장 임명 뒤 1년4개월째 장수하고 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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