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당대표 돌아보니..독 든 성배, 굴곡의 역사

지영호 기자 2014. 12. 1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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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정세균만 2년, 대부분 단명..합당 추진하면 단명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the300]정세균만 2년, 대부분 단명…합당 추진하면 단명]

'무소불위의 감투'라고도 하고 '독이 든 성배'라고도 한다. 국가 의전 서열 8순위인 제1야당 대표를 부르는 말이다. 필요에 따라 원하는 인재를 당직에 배치할 수 있고 공천에 영향력을 미치는 힘을 지녔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하루아침에 옷을 벗기도 하는 자리다.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당 대표의 자리는 그야말로 굴곡의 역사다. 2000년 이후 민주당계를 되짚어보면 2년여의 임기를 유지한 인물은 정세균 대표가 유일하다. 만 1년을 넘긴 경우도 새천년민주당 시절 한화갑 대표, 민주당 시절 손학규 대표와 김한길 대표 정도가 손에 꼽을 정도다.

당 대표는 당내 주요사안을 결정하고 선거에 책임을 지기도 하지만 결과에 따라 강력한 대선 후보로 부각되기도 한다.

참여정부 시절 정동영 의장이 이끌던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에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2004년 4월 총선에서 '탄핵열풍'을 등에 업고 과반의석 확보에 성공했다. 정 의장이 통일부 장관으로 입각한 뒤 2007년 대선에서 제1야당 대통령 후보로까지 나서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두번이나 당 대표를 역임한 손학규 대표는 불운의 케이스다. 대통합민주신당과 구 민주당의 합당을 통해 통합민주당을 탄생시킨 야권은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를 내세워 2008년 총선에서 반전을 노렸지만 비례대표 포함 73석을 얻는데 그치며 참패했다.

2010년 말 두번째 당 대표를 맡은 그는 경기 분당을 선거에 직접 나서는 강수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를 토대로 2011년 두번의 재보선에서 모두 승리를 이끌며 대권을 향한 본인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대권의 꿈을 키워오던 손 대표는 야권 통합의 숙원을 풀기위해 당내 일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친노계 및 시민단체와를 아우르는 민주통합당을 창당했다. 이것이 독배로 작용해 친노진영에 당권과 대권을 모두 잃는 결과를 낳았다.

반면 정세균 대표는 승승장구한 케이스다. 총선을 지휘한 이들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7월 바통을 이어받은 뒤 지방선거과 재보궐선거를 연거푸 승리하며 2년을 넘게 당의 간판으로 활동했다.

2010년 6월 지방선거마저 손에 쥐었던 정 대표는 다음달 열린 재보선에서 패배하면서 당권을 내놔야만 했다.

2012년은 여야에게 모두 중요한 해였다. 특히 12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진영에서는 정권교체를 위해 반드시 4월 총선 승리가 절박한 상황이었다. 이 같은 열망을 등에 업고 민주통합당 초대 대표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자리에 올랐다.

초반 지지율은 새누리당을 앞설 정도로 우세했으나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등장과 함께 상황이 역전됐다. 새누리당은 19대 총선에서 152석을 얻으며 과반 의석을 차지했고 민주통합당은 127석에 그쳤다. 한 대표는 취임한 지 불과 4개월만에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손 대표의 경우처럼 합당을 주도한 당 대표의 쓸쓸한 결말은 최근에도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을 주도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는 7·30 재보궐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5개월만에 사퇴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현 문희상 비대위 체제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내년 2월8일 개최한다. 현재 문재인, 정세균, 박지원 의원을 포함한 10여명의 후보들이 제1야당의 '간판'으로 나설 태세다.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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