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불안한 포천 미군사격장 주민들 "30kg 포탄 떨어진 적도"

2014. 11. 28. 09: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대담 : 최명숙 이장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야미2리)

▷ 한수진/사회자:

근무 중이던 사무실에 탄환이 날아들었습니다. 한발만 앞서 있었다면 직원이 맞을 뻔 했던 아찔한 상황이었는데요. 알고 보니까 산 하나 건너에 위치한 미군 사격장에서 사격 훈련 중에 날아든 거라고 합니다. 근처에 있는 주민들, 이런 피해가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참다못해서 네 개 면 주민들이 함께 대책위까지 꾸렸습니다.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야미2리의 최명숙 이장과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이장님 나와 계세요?

▶ 최명숙 이장:

네.

▷ 한수진/사회자:

많이 놀라셨을 것 같아요. 이번 일이 일어난 게 지난주 금요일이었죠? 사무실 유리창을 깨고 탄환이 날아들었다, 이 소식 듣고 어떠셨어요?

▶ 최명숙 이장:

엄청 놀랐지요. 이게 만약에 맞았으면, 그 사람이, 맞은 사람은 그 자리에서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아, 이런 게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불안하죠.

▷ 한수진/사회자:

정말 날벼락 같은 일인데. 가게에 날아들었다고요?

▶ 최명숙 이장:

네, 여기는 에어컨 판매 수리점인데, 만약 거기에 가스, 편의점도 있는데, 그 편의점에 손님들이 들어오셔서 찐빵을 사셔서 드시고 가기도 할 수도 있는 데고. 그 에어컨 가스 같은 게 많이 위험한 것들이 있는데, 만약에 가스 통 같은 데 그런 탄알이 맞아가지고 그게 폭발이 되었다면 대형사고가 날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편의점이면 또 일반인들도 많이 드나드는 곳이고, 가게 자체도 정말 탄환이 잘못 맞았다면 큰일이 일어날 뻔 했는데, 근데 지금 한 두 번이 아니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 최명숙 이장:

몇 년 전에도 동네 주민이 집안에 포탄이 떨어지면서 거기에 파편으로 맞아가지고 다친 적도 있고. 그 포가 떨어져가지고 지붕에, 슬라브 지

붕에 포가 떨어져가지고 집이 많이 망가졌고.

▷ 한수진/사회자:

포탄이 떨어졌다는 거예요, 그것도 가정집으로 말이죠?

▶ 최명숙 이장:

네, 한 두 번이 아니고요. 그리고 저희동네는 사격장 바로 뒤편에 있기 때문에, 거기서 직선거리로 날아오기 때문에, 뭐 염소도 많이 죽었고, 사람, 집도 많이 망가졌고, 그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에요. 지금 거기 산 밑에 사시는 분은 사격만 하면 바깥엘 못 나오세요, 슝슝 소리가 나서.

▷ 한수진/사회자:

소총 총알 정도도 아니고, 대포, 포탄까지 떨어졌다는 말씀이세요?

▶ 최명숙 이장:

제가 작년에도 무게가 30kg나 되는 그 총알을, 포탄을 그걸 제가 주워가지고 인근 부대에다가 신고를 해서 수거해간 적도 있어요, 작년에도.

▷ 한수진/사회자:

정확하게 어디에 떨어졌는데요?

▶ 최명숙 이장:

영북면 야미리 그 주택가 바로 옆에.

▷ 한수진/사회자:

주택가 바로 옆에 떨어졌다?

▶ 최명숙 이장:

예, 그래서 그 분은 무서워서, 거길 살 수가 없잖아. 그래가지고 그 집을 팔고 이주를 하셨어요. 거기서 보상을 받아가지고. 그런데 지금 사시는 분들은 그런 여력이 없기 때문에 그냥 하루하루 진짜 살얼음을 걷는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다고 떠날 수는 없는 처지고, 또 훈련 할 때마다 불안해서 견딜 수는 없고 말이죠. 그런데 이런 피해가 발생하면 보통 어떻게 처리가 되고 있나요?

▶ 최명숙 이장:

지금은 저희가 언론에 이렇게 할 수가 있지만, 옛날에는 그 언론이라는 것 자체가 저희하고 단절이 되었기 때문에 할 수가 없는 거고. 그쪽에서 그냥 돈이나 조금 주고 하면 어르신들이니까, 그냥 무마가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언론 보도를 특별히 막은 건 아닐 거 아니에요?

▶ 최명숙 이장:

그렇죠, 보도를 막은 게 아니고. 그리고 또 옛날에는 군이 거의, 뭐라고 그럴까, 저희 어렸을 적에는 군인들 때문에 그걸 언론에 할 수가 없었어요, 옛날에는.

▷ 한수진/사회자: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최명숙 이장: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그럼 보상금 좀 주면, 그냥 받고 무마하고 넘어가고 이런 식으로 항상 진행이 되었다는 말씀이시고요?

▶ 최명숙 이장:

네.

▷ 한수진/사회자:

미군 사격장이 마을과는 얼마나 떨어져있는 건가요?

▶ 최명숙 이장:

직선거리로 저희가 어제 가서 해보니까 2km정도 될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가운데 무슨 산이 하나 넘어가면 바로 도착할만한 그런 거리라면서요?

▶ 최명숙 이장: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 사격 훈련이 종종 있나보죠?

▶ 최명숙 이장:

종종 있는 게 아니라 거의 많이 있죠. 주말도 빼지 않고 밤이나 낮이나 해서, 진짜 영평 주민들은요. 저희도 그렇지만, 영평 주민들은 소음 때문에 잠을 못 잔다는 거예요. 정신과 치료 받는 사람도 있고.

▷ 한수진/사회자:

사격 훈련 소리가 엄청나군요?

▶ 최명숙 이장:

저희 집 같은 경우는 4차선 옆에 서 있는데, '우르르 쿵' 하면 천둥 번개를 친다고 이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 한수진/사회자:

그 정도로 소리가 크다는 거예요.

▶ 최명숙 이장:

네, 그리고 무슨 총인지 저는 여자로서는 잘 모르지만. '다다다다' 하면, 밤에도 12시가 넘고 아침까지, 거의 새벽까지 사격하는 날이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어이구, 매일 같이 그렇고. 거의 뭐 밤낮 없다는 말씀이시네요. 잠도 제대로 이루시지 못하시겠고?

▶ 최명숙 이장:

그렇죠. 주말도 없을 때가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사격 훈련 합니다, 이런 고지도 없습니까?

▶ 최명숙 이장: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전혀 그런 고지도 없고. 그러면 갑자기 총 소리 나면, 놀라시기도 하고 그러겠네요?

▶ 최명숙 이장:

이제는 그러니까, 아 총 소리가 나면 사격을 하는구나, 이렇게 인식을 하고 동네 어르신들은, 산 밑에서 사시는 분은 아예 바깥엘 나오시지 않으세요. 그리고 나왔다가 한두 번 놀란 게 아니래요. 옆에서 총알이 쉭 하고 날라 가는 소리를 들으셔서. '아 이렇게 해서는 이거 그냥 죽으면 개죽음이 되는구나...' 따로 사시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자주 올라가 봐요. 사격을 하고 그럴 적에는 전화도 드려보고 별 일 없나.

▷ 한수진/사회자:

해당 관청이라든지, 민원이 많이 들어갈 것 같은데요?

▶ 최명숙 이장:

민원을 이렇게 해도 거기에서는 민원을 이렇게 시원찮게, 시원하게 처리를 해주지 않아서. 지금 우리가 대책위원회를 세웠어요, 그 4개면에서. 그리고 저희 같은 경우는 지금 산정호수가 있고 그 안에 승진훈련장이 있거든요. 근데 거기도 역시 피해를 많이 보고 있어요, 훈련장 때문에. 여기가 관광지인데, 만약에 탱크들이 한번 사격하러 가기 위해서 탱크들이 밀리면, 관광지에 오던 사람들도 우회해서 다른 곳으로 가시는 거예요, 길이 너무 밀리니까. 응급환자가 생겼었는데, 뱀에 물린 응급환자가 생겼었는데, 그 탱크 때문에 밀려서 큰일 날 뻔 한 그런 일도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전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왜냐하면 이 훈련장을 좀 민가하고 완전히 떨어진 곳으로 옮기게 한다든지, 아니면 훈련시간 특정해서 주민들 피해를 줄이도록 한다든지, 방법을 찾을 수도 분명히 있을 것 같은데요?

▶ 최명숙 이장:

근데 미군 측에서는 너무 안이한 대책을 하고 뒤떨어진 발상이죠, 이게.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에요. 선진국으로 가는 시대인데, 밤과 낮을 구분하지 않고 사격을 한다는 것 자체를, 주민을 진짜 뭐로 봉으로 보는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미군도 미군인데요, 지금 이 대목에서는 참, 우리 정부는 뭘 하고 있는지.

▶ 최명숙 이장:

시에서 시장님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이거를 하셔야 하는데, 시장님도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를 하시는 것 같고. 그래서 어제 시의회에서 오셔서 "같이 하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거든요, 도와주겠다. 그래서 저희는 이게 옛날에는 사격장에서 사람이 무척 많이 죽었어요, 뭐 한 두 사람 죽은 게 아니에요. 지금은 그런 게 이제 별로 안 죽어가지만, 옛날에는 사격장에서 몇 십 명 씩 죽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사격장에서 주민들이 피해를 봤다는 말씀이세요?

▶ 최명숙 이장: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여기 지금 영평 승진 사격훈련장 대책위원회라는 호칭을 가지고 지금 이제 사는데, 저희 주민의 힘으로는 이거 할 수가 없어요. 시에서나 정부에서나 이러한 대책을 마련해주셔서, 주민이 편안하게 살 수 있고, 시골 사람들은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잠을 자야 되잖아요? 잠을 잘 수가 없고 불안하다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불안해서 살수가 없다는 말씀이시구요. 구체적으로 어떤 걸 좀 요구하고 계세요?

▶ 최명숙 이장:

사격 하는 걸 날짜를 정해서 해야 되고, 일단은 통보를 해야 될 것 아니에요. 면이 달라도 저희 영북 쪽에도 통보를 해야 되고. 영평이라는 동네는 사격장으로 인해서 낙후가 되어버려 가지고 거긴 개발이 안 되는 거예요. 빈집이 계속 늘고 있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이주를 하시니까.

▶ 최명숙 이장:

그렇죠. 그런 데를 개발을 해서 동네사람이 살 수 있게 무슨 대책을 마련은 해주어야 될 것 아니에요. 그렇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안전대책 마련해달라, 이런 말씀이시고요.

▶ 최명숙 이장:

군과 민이 상생해서 살 수 있는 그런 틀을 마련해달라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정말 너무 당연한 말씀이시고요. 오늘 이장님 말씀 들어보니까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해야 될 일이 많아 보입니다. 저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미군 사격훈련으로 날아든 탄환에 불안해하고 있는 경기 포천시 영북면 야미2리 최명숙 이장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 [8뉴스] 화학물질 공장 안으로 날아든 탄환…위험천만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