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움츠러드는 대한민국

조은효 2014. 11. 2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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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의 늪에 빠진 경제.. 소비심리 14개월만에 최저, 개인회생 신청 9만건 훌쩍

기업들도 투자 줄여.. 제조업 등 내실은 악화, 경상수지 '불안한 흑자'

한국 경제가 저성장, 저소비, 높은 실업률 등으로 특징되는 뉴 노멀(New Normal)의 축소균형 구조로 진입하면서 개인과 기업에 가해지는 고통이 현실화되고 있다.

집에 저당 잡힌 가계의 소비심리(CSI)는 세월호 사고 직후보다 더 나빠졌으며 6개월 후엔 지금보다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란 심리상태를 보였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업들은 금리인하에도 은행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최경환 경제팀 출범 이후 내놓은 경기부양책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제대로 먹혀들어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5개월 전 가계소득 증대를 통한 내수 활성화를 기치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던 최경환 경제팀의 리더십이 성패의 기로에 섰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0월 경상수지는 90억달러 흑자로 32개월 연속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32개월 연속 흑자행진이란 화려한 성적표 뒤로 허물어지고 있는 제조업 분야 산업구조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10월 수출과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8.2%, 7.5% 감소, 불황형 흑자를 나타냈다. 특히 수출 감소는 반도체.디스플레이패널.의류 등 중국에 의존한 저임금 가공무역 구조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게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은 측도 "수출이 양호한 상황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하는 이유다. 더구나 이날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광업(석유화학업종 포함)과 제조업은 몸집은 커졌지만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투자 역시 위축됐다. 상반기 분기별로 16조원대를 기록했던 산업대출금 증가액은 3.4분기 들어 11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증가세가 꺾였다. 디플레이션, 축소균형에 대한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기업 고위관계자는 "시장의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선 금리.재정정책 등에 대한 정부의 보다 확실한 정책기조가 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의 소비심리도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새 경제팀 출범 이후 확장적 재정정책과 기준금리 인하가 맞물린 8∼9월 107로 올라섰던 지수는 지난달(105)부터 두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심리뿐만 아니라 실제 가계살림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증가로 개인 채무를 조정해주는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9만3105건에 달했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전체 개인회생 신청은 지난해의 10만5885건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회생 신청자 수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나는 것은 대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으로 내몰리는 한계계층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가계부채 역시 9월 말 현재 1060조원으로 3개월 전보다 22조원(2.1%) 증가하면서 연말연초 1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일고 있다.

한은이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4.4분기 가계부채 증가세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한국경제학회 회장)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느리게 하고 부채가 부실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최소한 생계형 가계부채가 늘어나지 않도록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장률을 높여 경기를 살리는 데 정책의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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