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고 부수고 훔치고, 일촉즉발의 퍼거슨 사태 영상으로 보니..

김상기 기자 2014. 11. 2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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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사살 불기소'로 촉발된 미국 퍼거슨시의 소요사태가 심상치 않다. 인터넷에는 현장 상황을 담은 영상들이 실시간으로 오르며 긴박함을 전하고 있다.

26일 인터넷에는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퍼거슨시 곳곳에서 경찰과 대치하거나 기물을 파손하는 내용이 담긴 영상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특히 트위터가 개설한 동영상 전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바인'에는 시위대가 벌인 각종 소요사태 영상이 쏟아졌다. 시위대가 철조망을 흔들어 부수는 영상도 있고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마이클 브라운'의 이름을 스프레이로 썼다가 경찰에 체포당하는 영상, 시위대를 비난하는 시민의 영상 등이 영상 등이 눈길을 끌었다.

영상을 본 전 세계 네티즌들은 "당신들을 응원한다" "정의가 없으면 평화가 없다"는 댓글을 달고 있다. 그러나 "정의를 내세우는 척하면서 폭력과 약탈을 일삼으면 그 자체가 범죄"라는 비판도 있다.

이번 사태는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28)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으로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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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는 24일(현지시간)에 이어 25일에도 퍼거슨시 주요 거리를 따라 밤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윌슨 경관의 기소를 주장하는 피켓과 펼침막을 들고 퍼거슨 시내 일대를 행진하며 대배심의 부당한 결정에 항의했다.

퍼거슨시에 진을 친 시위대 중 약 300명은 앞서 이날 오전과 오후 거리행진을 벌이며 농성을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법원에 진입해 '윌슨 경관을 기소하지 않았으니 우리는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날 오후 늦게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이 공개된 뒤 약탈과 방화로 아수라장이 된 퍼거슨시의 참상은 25일 오전이 돼서야 속속 드러났다. CNN 방송과 AP 통신 등 미 언론은 전날 시위대의 방화로 퍼거슨시내 건물 최소 12채가 전소했다고 보도했다.

가게 문을 뜯고 들어가 물건을 훔친 일부 군중 탓에 전 재산을 날렸다는 주류 판매점과 미용 용품 관련 상점 주인이 속출했다.

치안을 책임지는 미주리주 고속도로 순찰대는 밤사이 절도와 무단침입 혐의로 퍼거슨시와 세인트루이스시에서 8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대치 과정에서 다친 18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이 중 1명은 총상을 입었다.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번졌다.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전날 백악관 앞에서 집회를 연 데 이어 이날은 아침부터 경찰청 앞, 시의회 앞 프리덤광장, 마운트 버논 광장 등지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뉴욕의 중심지인 맨해튼에서도 이틀째 평화 시위가 이어졌다. 뉴욕에서는 지난 7월 경찰의 목조르기 때문에 에릭 가너가 사망한 데 이어 지난주에도 경찰의 총격으로 인해 아케이 걸리가 숨지는 등 두 건의 흑인 사망 사건이 있은 탓인지 다른 지역보다 감정이 격앙된 분위기였다.

맨해튼 유니온스퀘어에 모인 1000여 명의 시위대는 '살인자 경찰들을 감옥으로 보내라', '퍼거슨에 정의를', '아메리카의 홀로코스트는 계속 된다'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전날 약 1000명이 도로 곳곳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인 흑인 밀집 거주 지역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도심에서도 이틀째 시위가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전날 퍼거슨 시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부 시위대가 스타벅스 커피점과 편의점에 난입해 물건을 약탈하기도 했다.

이밖에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애틀랜타,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휴스턴, 댈러스, 뉴어크 등 다른 미국 주요 도시에서도 퍼거슨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윌슨 경관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운을 사망에 이르게 해 매우 죄송하다"면서도 "나는 내 일을 제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대가 흑인이건 백인이건 간에 경찰로서 똑같이 배운 대로 행동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운의 유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애초부터 대배심의 조사는 공정하지 못했다"며 비난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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